딜러의 세계
박치현 대표, 잘 나가는 RR 덕 본다
천일오토모빌 결손해소 본격화…"IPO 재도전은 안 해"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8일 16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박치현 천일오토모빌 대표가 앞서 마세라티 판매업에서 입은 충격을 재규어랜드로버로 상쇄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가 이끌던 마세라티 딜러사 라프리마천일은 실적부진을 이유로 청산절차를 밟고 있는 반면, 랜드로버 판매사 천일오토모빌은 수익성 개선으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까닭이다.


천일여객그룹 오너 3세인 박치현 대표는 현재 라프리마천일(60.52%)과 천일오토모빌(28.68%)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회사를 운영 중이다. 이들 회사는 2년 전까지는 비슷한 처지에 놓였지만 최근 분위기가 급반전 돼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라프리마천일은 마세라티가 국내 시장에서 외면당한 탓에 2020년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25억원을 기록하는 등 완전자본잠식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박 대표는 딜러권을 반납하고 라프리마천일 법인을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천일오토모빌도 2021년까지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물음표가 붙었다. 재규어는 판매 자체가 부진했고 랜드로버는 특유의 잔고장 이슈로 인해 품질문제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천일오토모빌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 순손실을 냈고 2021년 말에는 결손금 규모가 279억원에 달하게 됐다.


다만 천일오토모빌은 라프리마천일의 전철은 밟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실적을 반등, 순이익 흑자전환(4억원)을 이룬 것. 이는 재규어랜드로버의 고급차종인 레인지로버(RR)의 판매 증대에 기인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재규어랜드로버의 국내 주력 판매차종은 디펜더와 레인지로버로 압축된다"며 "근래 판매 추이를 보면 1억원대인 디펜더보다 2억원을 호가하는 레인지로버 비중이 높기 때문에 랜드로버 수입사 및 딜러사들이 재미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시각대로 레인지로버는 올 들어선 천일오토모빌 실적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분기에만 73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상최대 매출(2017년 2631억원)갱신 가능성을 키웠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68억원을 기록, 완전자본잠식(자본총계 -28억원) 해소도 눈앞에 뒀다. 아울러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랜드로버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2988대로 전년 대비 137.5% 급증하는 등 레인지로버의 인기몰이도 지속되고 있어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여지도 큰 편이다.


박치현 대표는 이에 올해 천일오토모빌이 역대급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작년 8월 레인지로버가 국내 출시된 이후 먼저 적자경영에서 탈출했다"며 "올해 또한 해당 차종의 판매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연간 12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표는 천일오토모빌의 실적과 별개로 과거 시도한 IPO(기업공개)는 재추진하지 않겠단 뜻도 밝혔다. 재규어랜드로버 딜러사업 만으론 실적 불확실성이 큰 만큼 무리해서 상장할 순 없다는 논리다. 실제 상장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와 코오롱모빌리티는 BMW와 포르쉐, 아우디 등 여러 브랜드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특히 도이치모터스는 최근 5년간 연평균 29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천일오토모빌과 결이 다른 성적표를 받아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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