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깨끗한나라가 반려동물 용품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매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력인 제지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해진 까닭이다. 다만 시장에선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이 치열한 데다 가격 경쟁력 확보도 중요한 만큼 단기간 내 수익을 내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 중이다. 

깨끗한나라는 지난달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포포몽'을 론칭하면서 반려동물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아예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기보다 기존 펄프, 위생용품 사업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배변패드', '펫티슈' 등 반려동물용 위생용품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앞서 3월 이 회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애완용 동물 관련용품 제조 판매업'을 추가하기도 했다.

이 회사가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나선 건 주력인 제지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깨끗한나라는 크게 제지(PS)사업과 생활용품(HL)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이중 PS사업의 매출이 전체의 52.8%(2022년 기준)를 차지한다. 문제는 2021년 들어 제지 부문 원재료인 펄프, 고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PS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했단 점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펄프, 고지 가격은 2020년 1kg당 각각 584원, 188원에서 2021년 751원, 250원으로 1년 새 28.6%, 32.9%씩 올랐다. 이에 PS부문 영업이익은 2021년 293억원에서 이듬해 177억원으로 39.6%나 감소했다. 또한 지난해엔 해상운임료, 내륙 운송비까지 증가한 탓에 해당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117억원까지 쪼그라든 상태다.

이 때문에 깨끗한나라는 보다 빠른 사업 확장이 필요해졌고, 펄프를 활용한 반려동물 위생용품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배변패드와 같은 위생제품은 반려동물 용품 중에서도 필수재에 해당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단 점도 이 시장 진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회사 측은 반려동물 용품 시장이 올해 4조5000억원에서 2027년 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해당 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이를 위해 포포몽 주요 제품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확대하겠단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선 깨끗한나라가 단기간 내 펫사업에서 수익을 내기 쉽잖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반려동물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곤 있지만 진입장벽이 워낙 낮은 탓에 인지도 쌓기가 어려워진 까닭이다. 게다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 역시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다. 일례로 GS리테일 역시 2018년 반려동물 종합 플랫폼 '어바웃펫'을 인수해 펫 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지금껏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어바웃펫은 3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이미 깨끗한나라가 펄프, 위생용품 사업을 하고 있어 배변패드, 티슈 등 반려동물 용품 사업 관련 비용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워낙 반려동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배변패드 종류가 많아 수익을 내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배변패드는 필수재인 만큼 가격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이 회사가 출시한 제품은 타사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일정 수준의 매출을 확보하기 전까진 이른 시일 내 이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 신사업으로 낙점하게 됐다"며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고 반려동물 용품 카테고리를 늘려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binn@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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