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미-중 갈등 '잠재적 리스크'로 보는 까닭은
중국 비중 큰 전자 BG…미국 시장 매출 감소 우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4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두산이 미국과 중국 간 갈등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를 들여다 보고 있다. 양국 간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 단순 공급망 차질 뿐 아니라 주요 사업인 동박적층판의 글로벌 영업도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동박적층판 사업의 핵심 거점이 중국인 탓에 양국의 대립이 장기화될 수록 불리하다.  


3일 두산에 따르면 최근 제출한 ESG 보고서에 미-중간 경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이슈 관련 내용을 담았다. 두산은 이를 이머징 리스크(Emerging Risk)로 보고,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 


이머징 리스크는 당장 회사의 경영에 지대한 영향을 주지 않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우려가 될 만한 사안을 말한다. 두산은 매년 사업과 관련한 거시적 환경의 정치, 경제, 사회, 기술, 법률 및 규제, 환경 요소를 분석해 이머징 리스크를 식별해 보고서에 담았다. ▲기술 변화 ▲시장·경기 변동 ▲원재료 조달 ▲기후변화·환경·법규 등 대전제를 정해 잠재적 영향을 분석하고, 방안을 모색해왔다.


올해 보고서는 이머징 리스크 이슈가 구체화됐단 점에서 이전과 달랐다. ▲기후변화로 인한 저탄소 경제로 전환 ▲미·중간 경쟁에 따른 공급망 이슈 등 두 가지를 꼽았다. 두 사안 모두 회사에 재무적·비재무적 위험을 끼칠 수 있단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특히 미·중 갈등을 보고서에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의 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은 전자소재 사업(전자BG)이 받게 된다. 


두산은 총 21개 계열회사를 거느리는 동시에 자체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형 지주회사다. 두산의 자체 매출 중에서 70% 이상은 전자 BG에서 발생하고 있다. 전자 BG는 반도체, 스마트폰, 통신장비 등에 쓰이는 PCB(인쇄회로기판)의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특히 두산 전자 BG는 영업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지하고 있다. 전북 익산, 충북 증평, 경북 김천, 중국 등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데,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이 중국 공장이다. 작년 기준 중국 공장에서 536만5000 Unit의 동박적층판을 생산했다.


중국과 싱가포르에 각각 판매 법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해외 매출은 중국에서 발생한다.  미국 내 판매 물량의 대부분은 중국을 통해 판매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주 지역 매출 비중은 1% 미만으로, 아직까지 존재감이 크지 않다. 


양국의 갈등이 단순 공급망 차질에 끝나지 않고, 매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은 보고서에 "두산 중국 법인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이 단기적으로는 미미하나, 중장기적으로는 전자BG 중국 생산 제품의 미국 시장 매출 감소, 원자재 및 환율 변동 심화, 글로벌 공급망 불안, 물류비용 급등 등의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라고 짚었다.


두산 측은 "매월 정기적인 중역회의와 세일즈 & 오퍼레이션 회의체 운영을 통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지정학적 리스크와 전방시장 관련 리스크를 식별하고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제공=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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