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저축銀 매각설 '솔솔'…몸값은 얼마
매각가 2천억 안팎 추정…3세 경영승계 계열사 교통정리 시각도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4일 08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본사 전경.(제공=한화)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최근 한화그룹이 계열사인 한화저축은행 매각을 위한 잠재적 인수 후보자에 대한 시장 수요조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매각 추진의 배경은 비주력 금융계열사를 정리하는 차원으로, 그룹의 승계 구도와 맞닿아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다만 자본잠식과 수익성 악화 등 한계도 많아 향후 매각 절차가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저축은행은 중소기업여신 중심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업계 중위권 저축은행이다. 1997년 12월 새누리상호신용금고로 설립됐으며, 1998년 1월 한보상호신용금고의 자산과 부채를 계약이전 받았다. 2008년 한화그룹에 편입됐으며, 2011년 한화저축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한화저축은행은 현재 경기도 부천시에 본사를, 성남시 중원구에 1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상호저축은행법 상 전국 6개의 영업구역 중 경기‧인천 1개 영업구역에서 영업 중이다.


한화저축은행의 모회사는 한화글로벌에셋(지분 100%)이다. 한화글로벌에셋은 한화솔루션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주사인 한화가 36.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몸값 2천억 안팎 추정…매각시 3세 후계 구도 속도


현재 한화저축은행 몸값은 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화저축은행은 한화그룹 내 주력 금융 계열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알짜 회사라는 평가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은 한화생명보험,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조6144억원으로 국내 저축은행 79곳 중 27위다. 전년 대비 15% 증가한 순이익 215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올 들어 지난 1분기에는 11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한화그룹이 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승계구도가 연관돼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화저축은행 모회사는 김 부회장이 관리하는 한화솔루션이다. 에너지·방위산업은 김 부회장, 금융은 동생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맡고 있다. 이에 따라 그룹 승계 구도에 대한 교통정리 차원에서 저축은행 매각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저축은행이 매각에 성공하면 현재의 3세 후계구도 역시 좀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왼쪽부터),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사진제공/한화그룹

최근 한화저축은행이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 제한 규정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사례도 매각 추진에 불을 지폈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한화저축은행은 2021년 9월15일, 24일, 2022년 3월25일에 계열회사인 HL제1호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회사가 보유한 주식 50만 주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공정위는 한화저축은행이 상호출자제한 집단의 제한적인 의결권 행사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 채 의결권을 행사했다며 경고조치를 내렸다.


◆ 자본잠식, 대손비용 상승에 수익성 하락 '매각 걸림돌'


한화저축은행이 자본잠식과 저축은행 업황 악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 등의 악재가 향후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82개 대기업집단 중 저축은행을 보유한 곳은 한화그룹(한화저축은행)을 비롯해 ▲태광그룹(고려·예가람저축은행) ▲다우키움그룹(키움·키움예스저축은행) ▲OK금융그룹(OK저축은행) ▲농협그룹(NH저축은행) ▲DB그룹(DB저축은행) 등 6곳이다. 이들이 거느린 8개 저축은행 가운데 현재 자본잠식 중인 곳은 한화저축은행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 한화저축은행의 순자산(자본총계)은 1686억원으로 자본금(3080억원) 대비 자본잠식률은 45.3%에 달한다. 2008년 한화그룹 계열 편입 이후 자본잠식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저축은행의 대출 운용처별 구성을 보면 기업여신, 특히 중소기업 대출 중심의 대출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전체 대출의 80.1%를 차지한다. 또한 담보 및 보증부 대출 비중이 43.8%로 나타나고 있으며, 대부분 부동산, 중도금 및 장래 매출채권을 담보로 확보하고 있다.


기업금융은 부동산 등의 담보부대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으로 구성돼 있다. PF대출은 모두 60억원 이하의 대출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당 수의 대출건에 대해 책임준공 또는 연대보증과 같은 신용보강이 설정돼 있다.


한화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까지 낮은 대손비용률로 우수한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했으나 향후 대손 및 이자비용이 증가하며 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화저축은행의 경우 대출포트폴리오 특성 상 부동산 경기 민감도가 높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부동산 관련 여신을 중심으로 대손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높아진 금리 수준, 한화저축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 등을 고려할 때, 이자비용 부담은 수익성 개선의 제약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높아짐에 따라 다중채무자를 비롯한 한계여신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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