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KT 김영섭호…LG 닮은 경영 전략 눈길
30일 임시주총 통해 CEO 공식 선임
김영섭 대표 "모든 업무에서 고객을 최우선으로"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0일 18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 (제공=KT)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KT가 김영섭 대표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다. 그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최고경영자(CEO) 공백 사태에서 벗어나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 신임 대표는 취임 직후 핵심 경영 가치로 ▲고객 ▲역량 ▲실질 ▲화합 등을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 고객을 최우선으로…LG 닮은 경영전략 


김영섭 신임 대표는 30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차기 CEO로 공식 선임됐다. 이후 KT 분당사옥으로 넘어가 취임식을 가졌다.


김 대표는 "경영 공백이 길었음에도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온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지난 4주 동안 KT와 주요 그룹사의 경영진을 만나며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KT는 유무형 자산 외에도 인재, 대한민국 ICT 근간을 책임진다는 자부심 등 자산이 많은 기업으로 분명한 지향점을 가지고 지속성장 기반을 건실하게 쌓아가면 더 힘차고 빠르게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59년생인 김 대표는 경북사대부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LG 전신인 럭키금성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한 뒤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LG CNS 대표이사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정통 'LG맨'으로 활약했다. 김 대표가 이 같은 이력을 바탕으로 내부 순혈주의가 짙게 깔린 KT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김 대표가 강조한 핵심 경영가치는 '고객'이다. 모든 업무에서 고객을 최우선으로 두고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빠르게 제공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고객 경험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LG그룹의 경영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김 대표는 "다른 기업에서 만 39년간 재직하다가 KT와 함께 하게 됐는데, 평생 머릿속에 두고 있는 것이 '고객'"이라며 "KT가 발전하고 굳건해 지기 위해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고객과 더불어 역량, 실질, 화합 등을 핵심 경영가치로 언급했다. 그는 "이 네 가지가 그간 내부 부서와 그룹사와 이야기하면서 느낀 것"이라며 "이를 지향하면 1등 위상을 빠른 시간 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디지코보다 KT 근본에 충실


이전 경영진이 공들였던 디지코 성장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디지코는 구현모 전 대표가 유·무선 통신 사업에 치중한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내세운 성장 전략이다. KT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25조원을 돌파하는 등 디지코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KT는 김영섭 대표 체제를 맞아 통신과 ICT 등 본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KT 사업의 근본인 통신과 ICT의 내실을 다지고, 이를 토대로 실질적인 성과를 추구해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며 "숫자를 만들기 위해 적당히 타협하기보다는 사업의 본질을 단단히 하고 미래 성장의 에너지를 쌓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멈췄던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도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지난해 말부터 차기 CEO 선임에 혼선을 겪으면서 주요 경영 현안을 대부분 미룬 상태다. 다만 당초 예상과 달리 조직 안정화에 초점을 맞춘 체질 개선이 우선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관련 업계는 KT가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먼저 추스른 뒤 본격적인 인적 쇄신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인수위원회 조직을 만들라는 건의를 받았는데 다 거절하고 경영진을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며 "KT 직원 대부분 훌륭한 직장관을 가지고 일하는 분들이기에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직을 운영하면서 순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처우와 대가로 인정받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 교체 과정에서 드러난 '이권 카르텔' 논란도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윤석열 정부는 KT와 같은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김 대표는 최근 경영계약서에 서명하면서 '1심에서 벌금형 이상이 선고된 경우 연임에 응모하지 않는다'는 권고사항을 수용했다. 이권 카르텔 논란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전임 경영진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오는 2026년 3월 정기 주주총회일까지 약 2년 7개월간 KT를 이끌게 된다. 김 대표는 "ICT 역량에 있어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 도약하고, KT그룹의 잠재력을 잘 활용하면 성장은 따라오게 될 것"이라며 "건실한 지속성장 에너지를 쌓아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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