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지분매입 경쟁
영풍 주식 지렛대…씨케이, 단숨에 주요 주주로
②주식 처분해 현금화…오너일가 실탄 마련에 활용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고려아연의 최씨 가문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군을 긁어모으고 있다. 한화, LG화학과 신재생·배터리 소재 동맹을 맺은데 이어, 현대차와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협력을 약속한 것이 대표적이다.


영풍그룹의 장씨 가문 역시 이에 대응해 고려아연 주식을 꾸준히 매집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는 씨케이의 지분 확보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올해처음으로 고려아연 주주명부에 보이기 시작한 이 회사는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자산 매각으로 재원 마련…지분 바짝 매입


에이치씨가 장형진 회장의 개인 소유 회사라면, 씨케이는 장 회장의 자녀가 소유한 회사다. 장남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대표(33%),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33%), 장혜선 씨(33%)가 지분을 나눠 가졌다. 


씨케이는 등기상 부동산매매 및 임대 회사지만, 수익 구조를 보면 투자 회사나 다름없다.


매출이 간간히 발생하나 4000만원대 수준으로 크지 않고 오히려 영업외수익이 상당 수준 발생하고 있다. 배당 수익에 기대고 있는 에이치씨와 달리, 씨케이는 자산 매각이라는 또 하나의 재원 마련 옵션을 두고 있다. 유휴자산을 팔아 현금화 한 것이다.


에이치씨가 보유한 영풍 지분은 장 회장의 우호 지분이기 때문에 매각이 쉽지 않다. 씨케이는 입장이 다르다. 코리아써키트 주주로 올라 장 대표의 우군 역할을 하는 동시에 영풍 지분은 축소하는 대신, 고려아연 지분을 매집하고 있다. 


씨케이는 2018년, 2019년 연이어 영풍 지분을 영풍개발에 팔아 약 200억원을 확보했다. 


작년에는 영풍 지분 2.7%에 해당하는 주식을 매각해 374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추가로 144억원 규모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주식 처분으로 발생한 현금은 바로 사용하지 않고 정기예금 등 금융상품에 넣어둔 뒤, 이자수익을 획득했다. 


씨케이는 올해 1월 고려아연 지분 0.01% 확보한 것을 시작으로 5월부터 7월까지 집중 매집해 지분을 0.36%까지 늘렸다. 3개월 동안 씨케이가 주식 매입을 위해 사용한 현금은 총 336억원으로 주식처분자금, 배당 소득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했다.


(제공=고려아연)

◆오너일가 실탄 확보에 보탬


지금은 씨케이가 고려아연 지분 확보에 활용되고 있지만 그전까지는 오너일가의 현금 창구였다. 


장 회장은 지난 2019년 서린상사로부터 영풍 지분을 매입하면서 1336억원의 실탄을 쐈다. 이 때문에 현금 유동성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지난 2020년 6월 장 회장은 영풍 주식 1주당 45만8500원에 총 11만7000주를 씨케이에 매도했다. 이를 통해 장 회장은 536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같은 해 9월 장 회장은 239억원 규모의 영풍 주식을 추가로 씨케이에 매각했다. 씨케이는 장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매입하고 영풍의 지분 9.18%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올랐다. 


씨케이는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영풍 지분 매입에만 700억원 넘게 사용했다. 이 자금은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로 마련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지난 2020년 장 회장 자녀들을 대상으로 신주를 배정한 유상증자를 통해 789억원을 확보한 것이 큰 보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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