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입찰 마친 ABL생명, 매각 지연 이유는?
2500억~3000억 제시한 새 입찰자 등장...대주주적격성 심사 통과가 관건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4일 10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BL생명 본사. (제공=ABL생명)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중국 다자보험이 추진하는 ABL생명 매각이 지연되는 분위기다. 본입찰을 마감한 지 한달 가량 지났지만 아직 우선협상대상자 조차 선정하지 못해서다. 업계에선 그간 언급되지 않았던 입찰자가 새롭게 등장해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주주적격성 심사 등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남아있어 매각 측이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ABL생명 본입찰에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제3의 입찰자가 등장해 인수대금으로 2500억~3000억원 가량의 금액을 제시했다. 매각 측인 다자보험은 노틱인베스트먼트, 파운틴헤드PE 등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로부터 제안 받은 금액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상황에서 희망가에 가장 근접한 액수를 받아들었다.


새로운 제안을 한 하우스가 어떤 곳인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선 외국계 PEF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내 원매자들 대비 자금조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에서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한번도 정보가 언급된 바가 없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우협 선정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PEF가 ABL생명을 인수할 경우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다만 심사 대상이 외국계 회사일 경우 국내 회사보다 심사 통과 난이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심사 통과 실패로 매각이 무산될 것을 우려해 다자보험이 우협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새롭게 등장한 인수후보가 높은 가격을 제시했음에도 기존에 입찰에 참여한 국내 PEF들은 인수가를 상향조정 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ABL생명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책정될 경우 회사를 인수하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서다.


추가적인 자금마련도 쉽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주요 출자자(LP)들 중 많은 곳들은 최근 생명보험회사에 대한 업사이드(성장 가능성)를 높게 보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운용사들은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인수에 나섰는데, 추가적인 자금 조달을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출자를 약속한 LP들이 자금을 증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ABL생명의 최대주주가 중국 기업이기 때문이다. 출자금 중 일부가 회사에 투입된다고 해도 대부분은 지분 매각 대금으로 다자보험에 지급된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대규모 자금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가는 상황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다자보험이 높은 금액과 안정적인 매각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각이 무산되면 재매각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신중한 선택을 하기 위해 시간이 지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