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어드밴스드, 만기도래 회사채 차환 '선제 대응'
1~2월 만기 550억, "P-CBO 400억 발행, 현금 150억 보유"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19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어드밴스드 울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SK건설)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SK어드밴스드가 내년 초 만기도래하는 550억원 규모 회사채에 대해 선제적으로 차환 준비를 마쳤다. 최근 신용등급 하락으로 공모채 조달 여건이 악화한 상황에서 발 빠르게 대응을 한 셈이다. 다만 차환 방식으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택한 것에 대해 대기업그룹 계열사가 중소기업을 위한 제도를 이용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어드밴스드는 내년 1월 50억원, 2월 500억원 등 연초에만 5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SK어드밴스드의 올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 규모는 540억원으로, 현금 상환에 나서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SK어드밴스드 측은 "지난달 P-CBO를 통해 조달한 400억원으로 차환하고 나머지 금액은 자사가 보유한 현금을 이용해 상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P-CBO는 신용보증기금이 개별 기업의 회사채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유동화증권을 발행,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의 자금난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SK어드밴스드는 재계 2위 SK그룹 계열사지만 지난 3월 100억원 규모 P-CBO를 발행한 데 이어 지난달 400억원 규모 P-CBO를 발행했다.


SK어드밴스드가 올해 연이어 P-CBO 시장을 찾은 건 공모채 시장에서 투자수요 확보가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SK어드밴스드는 지난해 2월 공모채 발행 당시 미매각을 경험한 데다가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지속됐다. 당시 2년물 500억원, 3년물 1000억원 등 1500억원 모집에 나선 SK어드밴스드는 2년물 수요가 350억원에 그쳐 모집액에 미달됐다.


특히 지난 2021년 4분기부터 지속된 적자로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A0)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낮아진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A-(안정적)로 하향 조정됐다.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지기 직전 선제적인 자금 조달에 성공한 셈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SK어드밴스드가 최근 부진한 실적 탓에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P-CBO를 활용하는 등 발 빠른 대안을 마련하며 내년 상환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부족한 차환 금액은 보유 현금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지만 보유 현금이 많지 않은 데다, 지속된 적자로 인해 이 현금은 운영 자금으로 활용돼야 하는 만큼 추가적인 사채 발행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계열사의 P-CBO 발행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P-CBO는 중소기업 등 회사채 시장에서 소화가 되지 않는 기업들을 위한 정책적 지원의 성격"이라며 "SK그룹의 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SK어드밴스드가 P-CBO를 연이어 발행하는 것은 정책의 취지와 맞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SK어드밴스드 관계자는 "신용보증기금이 현재 석화시장이 어려운 것을 감안하는 등 합리적인 판단하에 자금을 조달해 줬다"며 "대기업 계열사라도 업황이 어려운 만큼 P-CB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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