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이사회 분석]
학계 출신 10명당 4명꼴…편중 현상 지적
다양성·전문성 취약…3월 주총서 지각변동 '관심'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1일 0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어느 때보다 금융회사 이사회의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중요해지고 있다. '거수기'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전문성과 독립성, 다양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 역시 지배구조 모범관행 TF를 통해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 성별 다양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각 금융사의 이사회 현황을 살펴보고 개선사항을 짚어본다.



(제공=각 금융그룹)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오는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학계 인사에 편중된 은행 금융지주의 사외이사진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당국과 일부 행동주의 펀드에서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한 지적을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어서다.


학계 출신으로 분류되는 대학 교수들이 사외이사진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사외이사 후보군 선정 및 검증 과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점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성과 다양성 측면에서 학계에 편중된 이사회 구성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8개 은행 금융지주 사외이사 57명 중 학계 출신은 총 27명으로 전체의 40.4%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지배구조 모범규준 TF'를 통해 이사회의 다양성과 독립성,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은 이러한 기형적인 이사회 구성에 일침을 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는 연초 상장된 은행 금융지주(농협금융 제외)에 보낸 주주서한에서 학계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학계를 중심으로 한 국내 남성 인사로 편중돼 있어 주주 전체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은 변동성이 큰 금융시장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전문적 식견과 경험을 갖춘 인물로 이사회를 꾸려야 회사의 수익성은 물론 안정성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여기에 은행과 금융지주의 공익 특성을 고려할 때 사외이사의 대주주 및 경영진 견제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고 전했다.


현재 학계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가장 높은 은행 금융지주는 KB금융으로 전체 7명 중 5명(71.4%)으로 집계됐다. 우선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경호 이사가 홍익대 부총장 출신이며, 오규택(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여정성(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최재홍(가천대학 창업대학 교수), 김성용(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었다.


NH농협금융도 7명 중 4명(57.1%)이 학계 출신이었고, 하나금융도 8명 중 4명(50.0%)으로 타 금융지주 대비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신한금융(44.4%)과 DGB금융(42.9%)도 절반에는 못 미치지만 이사회 내 학계 출신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JB금융(28.6%)과 BNK금융(16.7%)은 상대적으로 낮았고, 우리금융은 학계 출신 사외이사가 한 명도 없었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6명 중 5명이 금융권 출신인데, 이는 과점주주를 통한 사외이사 선임 방식을 취하고 있어서다. 윤인섭(푸본생명)·윤수영(키움증권)·신요환(유진PE)·지성배(IMM PE)·정찬형(한투증권) 이사는 각 과점주주의 추천을 통해 이사회에 입성했다.


한편 8개 은행 금융지주 사외이사 57명 중 오는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총 38명(67%)에 달했다. 사외이사가 연임을 통해 최대 6년까지 임기가 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교체될 이사의 수는 훨씬 적어질 수 있지만, 이사회 지배구조 변화 요구가 거세다는 점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금융사 사외이사의 경우 소위 '관피아'로 불렸던 관료 출신 이사 비중이 크다는 지적이 많아 금융권의 다양한 위원회 소속 위원 경력 등을 가진 학계 출신 인물을 사외이사로 많이 추천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안다"며 "이사 후보군 선정과 검증이 쉽지 않지만 이사회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금융사 이사회 분석 21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