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체운용, 부동산 투자 공모펀드 '엑시트' 난항
미국 NASA 본사 빌딩 펀드 만기 연장 추진…티마크그랜드호텔 매각 협상 '미지수'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07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본사로 임대해 쓰고 있는 미국 워싱턴 DC 투인디펜던스스퀘어 오피스 빌딩 전경. (출처=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자산운용 보고서)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국내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공모펀드 원금을 제때 회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의 여파와 고금리 지속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투자 자산 매각을 통한 '엑시트'가 쉽지 않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오는 29일 열리는 '하나대체투자나사부동산투자신탁1호' 수익자총회에 신탁 계약 기간을 7년에서 12년으로 5년 추가 연장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이 펀드는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투인디펜던스스퀘어 오피스 빌딩을 투자 대상 자산으로 삼은 공모펀드다. 투인디펜던스스퀘어 오피스 빌딩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본사로 임대해서 쓰고 있으며 임차 계약기간은 2028년 8월 3일까지다.


펀드의 최초 설정일은 2017년 3월 30일이다. 처음에 결정된 신탁 계약 기간인 7년을 기준으로 하면 펀드 만기는 2024년 3월 30일에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투자 자산 매각에 실패하면서 펀드 만기를 5년 뒤로 미루는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


앞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하나대체투자나사부동산투자신탁1호 자산운용 보고서를 통해 "재택근무 및 고금리 지속 등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부동산 투자 시장이 위축된 상태로 현재 시점에서 매각 추진은 어렵다"고 밝혔다.


펀드 만기가 연장된다면 처음 목표했던 2024년 3월 30일 전에 투자 자산 매각을 통한 엑시트(투자원금 회수)는 실패하는 셈이다. 이 펀드의 설정원본은 1565억원으로 처음 설정 당시 공모자금 1515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펀드가 2022년 리파이낸싱(기존 대출의 만기 도래 전에 새로 대출받아 기존 대주단에 돈을 상환한 뒤 신규 대주단에 대출을 지게 되는 것)을 진행한 것은 그나마 다행으로 볼 수 있다. 리파이낸싱한 대출 만기는 2028년 8월이다.


서울 명동 티마크그랜드호텔 전경. (출처=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자산운용 보고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오랫동안 묵은 과제로 남아있던 서울 명동 티마크그랜드호텔 매각 역시 추진하고 있다. 관련 공모펀드인 '하나대체투자티마크그랜드종류형부동산투자신탁1호'의 설정액 690억원이 여기에 묶여있다.


앞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하나대체투자티마크그랜드종류형부동산투자신탁1호를 2016년 7월 26일 설정하면서 펀드의 신탁 기간을 5년으로 잡았다. 즉 본래는 펀드 만기인 2021년 7월 전에 투자 자산인 건물 매각을 통한 엑시트가 이뤄졌어야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호텔 시장이 침체되면서 매각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이 건물을 임대했던 마크호텔도 2022년 7월 운영을 중단했다. 이런 악재가 겹치면서 펀드 투자자가 2020년 3분기부터 현재까지 분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자산운용 보고서를 통해 해외 투자자 한 곳과 티마크그랜드호텔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투자자와의 매각 협의 일정을 2024년 1월 말로 잡았는데 현재까지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협상이 불발되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매각 협상을 병행해왔던 국내 기관투자자 또는 외국계 호텔 체인과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자산운용 보고서에서 "한 곳은 국내 기관투자자로 2024년 2월 말로 매수 일정을 제시했다"며 "다른 한 곳은 외국계 호텔 체인으로 세부 조건 및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나머지 협상까지 결렬된다면 투자 자산 매각을 통한 원금 회수는 더욱 미뤄지게 된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 협의 중인 기관과 매각 협상이 모두 결렬된다면 펀드 자체적으로 호텔 운영 사업자를 선정한 뒤 기존 대출을 대환하고 호텔 운영이 안정화되는 시기를 판단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이 경우 자산 매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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