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0억 투자받은 당근, IPO 시동걸까
지난해 흑자전환, 스트롱벤처스·SBVA 등 FI 엑시트 기대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5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당근)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2300억원을 투자받은 당근(옛 당근마켓)이 그간 발목을 잡아왔던 영업손실을 끊어내면서 기업공개(IPO) 추진 가능성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당근이 글로벌 시장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점검한 후 IPO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당근은 2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해오다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실제 당근이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던 2020년 134억원이던 영업손실(별도기준)은 ▲2021년 352억원 ▲2022년 464억원으로 확대됐다.


광고플랫폼 부문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턴어라운드의 계기를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퍼로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역 타깃 광고를 하는 당근이 자연스레 수혜를 입은 것이다. 특히 당근은 동종업계 대비 압도적인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어 입점을 희망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12월 기준 당근의 누적 가입자 수와 월 이용자수(MAU)는 각각 3600만명, 1900만명에 육박한다.


구체적으로 ▲간편모드 ▲전문가모드 ▲상품광고 도입 등 광고 상품을 다변화한 점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기준 간편모드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모드 역시 2022년 11월 출시 후 광고주 수가 12배 이상 늘어났다. 2022년 기준 당근 매출 가운데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99.2%다.


당근은 올해 수익 모델 다각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특히 로컬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지역 내 다양한 비즈니스를 연결할 계획이다. 실제 당근은 최근 알바·부동산·중고차 등 각 분야별 버티컬 서비스를 꾸준히 오픈하고 있다. 광고 매출 비중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근의 적자행진이 끝을 보이면서 재무적투자자(FI)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내실이 안정화된 만큼 IPO에도 시동이 걸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근은 2016년 시리즈A를 시작으로 총 4차례 투자를 받았다. 주요 FI로는 스트롱벤처스, SBVA(전 소프트뱅크벤처스), 카카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등이 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은 227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당근이 추가적인 투자 유치를 하지 않고 곧바로 상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외형 확장을 잠시 미룬 만큼 보유 현금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당근은 1300억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1021억원)과 비교하면 약 27.3% 증가한 금액이다. 가장 마지막인 시리즈D 투자를 받은 시기가 2021년 8월로 2년 6개월 이상이 지났다는 점도 투자유치보다는 IPO 추진에 무게가 실리는 요인 중 하나다. 


VC업계 관계자는 "당근이 지난해 실적을 유지할 수 있다면 올해 6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올해 해외 시장에서도 당근의 비즈니스 모델이 성과를 낸다면 IPO에도 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당근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충분한 것으로 알고 있어 추가적인 시리즈 투자 없이 곧바로 상장에 진입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근 관계자는 "지역광고를 희망하는 로컬 브랜드나 대기업들까지 당근에 유입이 되면서 광고 매출이 증가했다"며 "현재 광고 매출 외에도 버티컬 서비스를 고도화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실적과 IPO 계획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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