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부동산 경기 악화시 A급 건설사 오히려 휘청"
건설사 손실 최대 8조7000억원까지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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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한국신용평가는 부동산 경기 하락이 이어진다면 프로젝트 파이낸싱(PF)보증과 미분양으로 발생 가능한 건설사의 전체 손실 규모가 최대 9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사일수록 PF리스크에 따른 충격이 클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신용등급이 높은 A급 건설사일 수록 더욱 위기에 노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사는 애초에 PF를 활용한 개발사업의 전개가 불가능해서다.


전지훈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25일 한신평이 개최한 '2024 크레딧 이슈 세미나'에서 "현재 분양률 수준에서 공사대금의 70%가 미회수된다고 가정하면 PF보증과 미분양으로 발생 가능한 건설사의 전체 손실 규모는 5조8000억~ 8조7000억원"이라며 "신용등급 BBB급 건설사들은 신용도 제약으로 통상 PF 보증규모가 크지 않아 잠재손실은 오히려 A급 건설사에 집중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위기상황에 A급 신용등급 건설사의 현재 합산 부채비율은 188.2% 수준에서 281.7%까지 상승할 수 있고, 부채비율 300% 초과 기업도 기존 2개에서 최대 7개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정했다. 


전 연구원은  "분양경기 부진과 고금리 및 투자심리 냉각으로 건설사의 유동성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며 "계열의 지원 및 자산 매각 등으로 유동성을 일시적으로 확충했지만 추가적인 유동성 확충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도급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국내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대기업 계열 건설사는 그룹신인도 등을 바탕으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중견 이하 건설사는 국책기관 지원이나 자산 담보 없이는 조달이 어려운 상태다.


문제는 단기간 내 분양경기의 회복이 어렵다는 점이다. 공사비, 인건비,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분양가는 상승하는 가운데 주택수요는 더욱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건설사의 PF보증 규모도 지적했다. 현재 건설사는 분양경기 침체로 착공과 본PF 전환이 지연되면서 미착공 PF보증을 해소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차환과정에서 시공사가 추가적인 보증을 제공하거나 기한 내 준공 미이행으로 책임준공 약정이 PF보증으로까지 확대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한신평이 유효등급을 보유한 건설사 20곳의 PF보증은 30조원에 달했다. 이는 1년 전인 2022년에 비해 약 15.6% 증가한 규모다. 특히 도급사업 중 분양이 부진한 착공사업장과 지방 주택과 비주택 사업장에서 PF 부실 위험 수준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신평은 주요 모니터링 대상 건설사로는 ▲롯데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신세계건설 등을 꼽았다.


한신평은 "올해 내 분양경기 회복이 쉽지 않고 투자심리 냉각도 지속돼 수익성이 단기간에 반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건설사는 업황 침체의 장기화를 대비한 체력을 구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건설사 신용도에 대한 하방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건설사의 계열 지원, 자구안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와 PF우발채무 부실화 여부 등을 검토해 신용도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의 추가적인 하락을 가정한 상황에서의 건설사의 손실 비율. (출처=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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