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LC타이탄 아닌 '라인 프로젝트' 지분 매각?
동남아권 외화 유출 억제로 LC타이탄 매각 가능성 낮다는 게 IB 업계 전망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8일 17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C타이탄 사업장 전경 (제공=롯데케미칼)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롯데케미칼이 말레이시아 법인(LC타이탄)이 아닌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라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과 LC타이탄이 각각 49%와 51%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사(JV)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훈기 사장이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이 회사는 자금 조달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라인 프로젝트에 출자할 투자자를 물색 중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조 조정 지시로 자산 처분을 검토하고 있다"며 "라인 프로젝트의 부담이 가장 크지만, 최우선 숙원 사업인 데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프로젝트의 일환인 만큼 포기할 수 없기에 소수 지분 확보를 원하는 3자를 대상으로 원매자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라인 프로젝트 지분 매각은 아직 아이디어에 불과하며, 자금 유동화 소싱(Sourcing)을 위해 검토되고 있는 여러 옵션 중 하나라는 게 앞선 관계자의 전언이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동남아시아를 집중 공략하기 위해 2021년 라인 프로젝트 재추진을 결정했다. 라인 프로젝트는 총 39억달러(약 5조2700억원)를 투입해 초대형 석유화학 단지를 짓는 사업으로,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과 폴리프로필렌(PP) 등 하위 제품 생산을 수직 계열화해 연간 20억6000만달러(약 2조77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프로젝트 자체는 현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자금 조달은 '진행형'이다. 2조원 정도의 잔금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지난해 초 다수 글로벌 은행으로부터 신디케이트 론을 통해 24억달러(약 3조2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12년 만기로 조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롯데케미칼의 현 유동성으로는 라인 프로젝트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조7015억원인데, 올해 안에 상환해야 하는 채무는 총 7조1069억원에 달하는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앞단 2년(2022~203년) 간 1조11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즉 라인 프로젝트 일부 지분 매각은 상환금 마련 방편 중 하나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LC타이탄 매각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앞선 IB 관계자는 "LC타이탄은 말레이시아에 상장된 회사인데, 동남아 국가들이 외화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외자 유출을 우려해 매각 딜(Deal)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상장 당시 이와 관련한 단서 조항도 붙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올해 초 파키스탄 법인 롯데케미칼파키스탄리미티드(LCPL) 매각이 현지 경쟁 당국의 반대로 무산된 선례가 있다. 당시 파키스탄 정부가 외화 유출을 우려해 계약 파기를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LC타이탄 인수의 주역이자 초대 대표를 지낸 이훈기 사장이 롯데케미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만큼, LC타이탄 매각 가능성은 낮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자금 조달 TF를 별개로 신설한 것은 아니지만 자금 조달 방안은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LC타이탄과 라인 프로젝트 지분 등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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