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판토스로 짭짤한 수익?
2015년 460억 투자…900억~1000억 회수 예상

[딜사이트 박제언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판토스(옛 범한판토스) 지분을 인수한 지 3년만에 투자금을 회수할 전망이다. 최초 투자금 대비 큰 차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판토스는 1977년 1월 설립된 운송·물류기업이다. 주로 LG그룹 내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아시아·미주·유럽·아프리카 등 전세계 40여개국에 총 349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LG상사 측에서 선임한 CJ대한통운 출신 최원혁 대표가 판토스를 이끌고 있다.


당초 판토스의 대주주는 LG가의 방계인 구본호 범한판토스 전 부사장과 그의 모친인 조원희 레드캡투어 회장이었다. 구 전 부사장과 조 회장의 지분율은 97%에 달했으며 보유 지분 전량을 2015년 5월 LG상사과 구광모 회장 등에게 매각했다.


LG상사가 매입한 판토스 지분량은 102만주(지분율 51%)였다. 거래금액은 3147억원으로 주당 30만8550원이다. 당시 구 회장은 총 15만주(지분율 7.5%)를 매입했으므로 463억원 정도를 지분 인수대금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LG그룹 품에 안긴 판토스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2014년 1조9372억원이던 매출액(연결기준)은 2015년 2조1887억원으로 뛰었다. 현금창출의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747억원에서 933억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원대로 상승했고 EBITDA 역시 960억원대로 성장했다. 실적이 오른만큼 기업가치도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사모투자기관(PE) 등이 기업 인수·합병(M&A) 작업에 활용하는 기준 지표가 EBITDA다. 여기에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거나 현재의 현금흐름이 지속된다는 확신이 있는 업종은 EBITDA에 두 자리 배수를 적용해 기업가치(Enterprize Value)를 적용한다. 판토스와 같은 물류회사는 M&A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어 두 자리 배수로 거래되고 있다. 실제로 2016년말 동원그룹이 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할 때 적용했던 10배수 정도를 적용해 M&A 거래가격을 산출하기도 했다.


이번 구광모 회장 지분 매각 거래에도 EV/EBITDA를 10~11배수 정도로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판토스의 지난해 EBITDA(967억원)에 10배수를 대입하면 97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로 계산된다. 여기에 판토스의 순차입금을 제한 순현금을 더하면 지분 100% 기준 1조원 안팎 수준의 주식가치(Equity Value)로 평가된다. 단, LG상사 반기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판토스의 반기 순이익은 26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5% 늘어났다. 올해 판토스의 실적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판토스의 전체 주식가치는 1조원 이상으로 뛸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구 회장 일가가 가진 판토스 지분 19.9%에 대한 거래금액은 2300억~25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여기에 구 회장의 몫은 900억~1000억원 정도로 전망된다. 인수 3년만에 500억원 안팎의 차익을 남기는 셈이다.


이와 별도로 구 회장은 판토스 주식을 보유한 3년 동안 배당도 꾸준하게 받았다. 구 회장이 받은 배당금은 3년간 세금을 제외하고 22억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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