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 신탁사업, 2023년까지 역성장”
인수자 LF, 삼일에 평가 의뢰…경쟁 과열로 보수율 하락 영향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코람코자산신탁 주요 주주들이 지난 8월 우선협상대상자로 LF를 선정하고도 3개월 동안 본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은 인수가를 놓고 이견이 컸기 때문이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엇갈리면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이들은 삼일회계법인을 외부 평가기관으로 선정하고 적정 인수가 산출을 맡겼다. 이 과정에서 코람코자산신탁 미래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뤄졌다. 특히 차입형 토지신탁의 사업 전망을 어둡게 봤다는 점에서 여타 신탁사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2016년 정점, 향후 5년간 침체기


삼일회계법인은 한 달간(10월 22일~11월 20일) 코람코자산신탁 지분 50.74%에 대한 매각가 1898억원을 적절하게 산출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실시했다. 평가기준일은 올해 6월말이며 평가방법은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적용했다. 평가결과, 매각가 범위는 1551억~1958억원으로 나타났고 매각가(1898억원)가 적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같은 평가결과가 지난 21일 나오자마자 코람코자산신탁 주요 주주와 LF는 경영권 양수도계약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고 LF는 이사회를 열어 이를 승인했다.


삼일회계법인이 작성한 보고서는 코람코자산신탁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우선 매출액은 올해 106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547억원, 하반기 514억원이다. 내년 매출액은 1040억원으로 전망했다. 2016년(1177억원)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수주물량이 반영되면서 각각 1313억원, 124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년간의 반등 뒤에는 다시 침체가 예상됐다. 2022년과 2023년 매출액은 1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수익성도 마찬가지다. 올해 세전영업이익은 577억원으로 예상했다. 2016년(569억원), 2017년(588억원)가 비슷한 수준이다. 내년에는 이보다도 적은 531억원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736억원, 2021년 645억원을 반등하긴 하지만 그 기간이 길지 않다. 2022년과 2023년에는 세전영업이익이 5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차입형 토지신탁 보수 1%p 하락 예상


코람코자산신탁의 수익원은 크게 리츠와 신탁, 이자수익 등 세 가지로 나눠진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신탁이 60% 이상이며 이자수익이 20%, 리츠가 10%가량을 차지한다.


주목할 점은 핵심 사업인 신탁의 향후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다. 신탁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토지신탁 매출액은 지난해 64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591억원으로 다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향후 5년간 역성장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2019년과 2020년 각각 589억원으로 뒷걸음질 친 뒤, 2021~2023년에는 각각 523억원에 머무는 것으로 분석했다.


신탁은 차입형 토지신탁과 관리형 토지신탁으로 구분한다. 차입형 토지신탁의 경우 올해 수탁고는 6556억원이다. 보수수익은 514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511억원을 기록하며 2021~2023년에는 각각 446억원으로 금액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보수율은 올해 7.84%, 2019~2020년 7.81%, 2021~2023년 6.81%를 적용했다.


관리형 토지신탁도 현재의 수탁고(1조 703억원)를 2023년까지 유지하는 가운데, 보수수익도 올해 예상치인 77억원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수율은 매년 0.72%를 적용했다.


삼일회계법인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1분기 신규 신탁사 3곳이 진입하면서 관리형 신탁과 대리사무 시장에서 경쟁 심화를 예상한다”며 “2000년대 초반 1%였던 관리형 신탁 수수료는 현재 0.1~0.2%까지 하락했지만 향후 추가하락이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1년 이후 차입형 토지신탁 보수율도 현재보다 1%포인트 감소시켜 매출액을 추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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