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코퍼레이션, 8개월째 지연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제출도 못해…회계년도 결산까지 증자 못할 수도

[딜사이트 박제언 기자]
코스닥 상장사 한국코퍼레이션의 유상증자가 순탄치 않다. 일반공모 증자 결정을 한 지 8개월째지만 증권신고서조차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증자 일정도 대금 납입 기준으로 올해 중순에서 내년 2월로 연기된 상황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코퍼레이션은 주주우선공모증자와 관련해 7번째 정정공시를 제출했다. 이는 단순기재 착오를 제외한 수치다.


한국코퍼레이션은 지난 4월 17일 처음 증자 결정을 발표했다. 당시 증자 규모는 조달 금액 기준으로 210억7500만원이었다. 이는 몇 차례 조정돼 250억7100만원으로 올랐다. 최초 증자 발표 시점보다 주가가 뛰며 예정된 신주 발행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주가가 오른데는 한국코퍼레이션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큰 역할을 했다.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경영권 분쟁은 10월말 기존 경영진과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했던 소수 주주와 합의를 보며 일단락됐다. 그 과정에서 한국코퍼레이션 주가는 증자 발표일 주가(종가 기준 2435원) 대비 60% 정도 오르기도 했다.


증자를 처음 발표했던 날은 한국코퍼레이션의 주주총회일이기도 했다. 다만 경영권 분쟁으로 당시 주주총회가 연기되긴 했다. 그만큼 한국코퍼레이션은 내부적으로 어수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관사도 증자 발표 후 확정했다. 발표 당시 주관 증권사가 없었으나 발표 다음날 KTB투자증권으로 정했다. 이마저도 지난달 13일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변경했다. 증권신고서도 금융당국에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집 주관사만 바뀌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역할은 모집 주관이다. 증자 과정에 구주주 청약 후 실권주를 일반공모했을 때 또다시 실권주가 발생하더라도 모집 주관사는 이를 총액인수하지 않는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증권신고서 작성 대행이나 청약사무 등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코퍼레이션은 이번 증자에서 최종 실권주를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증자 관련 주요사항보고서와 증권신고서는 동시에 금융당국에 제출한다”며 “증권신고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주요사항보고서가 계속 정정된다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내부 사정이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일정대로라면 증권신고서가 제출되더라도 한 번에 금융감독원에서 통과되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회계년도 결산까지 새로 기재해 또다시 (청약) 일정은 내년 3월까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한국코퍼레이션의 증자에서 가장 눈여겨 볼 점은 증자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상장사들이 선택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가 아닌 주주우선공모로 증자를 추진한다.


주주우선은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와 큰 차이를 나타낸다. 무엇보다 주주우선 방식은 기존 구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지급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구주주가 유상증자로 발생하는 지분 희석 손실을 보전받을 수 없다. 반면 주주배정 방식에서는 구주주가 증자 기간 동안 지급받은 신주인수권을 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다. 증자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구주주는 어느 정도 지분 희석에 따른 손실을 신주인수권 매각으로 충당할 수 있는 셈이다.


주주우선 방식의 경우 최대주주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때도 있다. 참여하더라도 배정받는 물량의 극히 일부만 소화하는 경우가 많다. 유상증자와 관련한 증권신고서에는 최대주주 참여 사실을 기재하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반면 주주배정 방식에서는 최대주주의 증자 참여율이 높은 편이다. 최대주주가 직접 참여하지 못하면 신주인수권을 계열사 등에 매각하는 방안을 활용해서라도 배정된 물량을 소화한다. 최대주주가 증자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구주주에게 책임감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한국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는 한국홀딩스(지분율 20.49%)다. 계열사 한국테크놀로지가 가진 한국코퍼레이션 지분 6.73%까지 합치면 최대주주측 지분율은 27.22%까지 오른다. 한국홀딩스는 김용빈 한국테크놀로지 전 대표가 지분 100%를 가진 곳이다. 이번 증자에서 한국홀딩스측이 배정받은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선 현재 신주 발행 예정가 기준 65억~70억원정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한국코퍼레이션에 수차례 연락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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