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앞둔 신탁사 대표 8명, 어디로 갈까
[신탁사 예비인가 경쟁] 신생사 대표 거론…임기 짧은 중·소형사 임원들 타깃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내년 상반기 신규 신탁사 3곳이 설립되면서 신생사의 대표와 임원으로 누가 올지를 놓고 벌써부터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주로 임기가 짧은 중소형 신탁사들 임원이 집중적인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기존 11개 신탁사 대표들 중 상당수가 내년 3월 이전에 임기가 끝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대적인 연쇄이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10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신탁사 대표는 8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총 11개사 중 70% 이상을 차지한다.



우선 올해 12월말에 임기가 끝나는 인물로는 박성표 대한토지신탁 대표, 정순일 KB부동산신탁 대표, 이창희 하나자산신탁 대표, 배일규 아시아신탁 대표, 이창하 국제신탁 대표 등 5명이다. 이중 모기업인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출신인 정순일 대표와 이창희 대표는 신생사로 이직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지적이다. 대형 신탁사 관계자는 “신생사 대표는 회사의 A부터 Z까지를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며 “아무래도 은행 출신보다는 신탁업 근무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선호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건설교통부 관료 출신인 박성표 대표도 이동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평을 받는다. 박 대표는 2014년 1월 대표직에 임명된 후 두 차례 연임됐다. 올해 마지막으로 세 번째 연임을 노리고 있다. 배일규 대표의 경우 아시아신탁 최대주주가 신한지주로 변경된 것이 변수다. 대대적인 경영진 물갈이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내년 3월 이전에 임기 만료가 도래하는 인물에는 최윤성 한국토지신탁 대표, 정용선 코람코자산신탁 대표, 최병길 무궁화신탁 대표 등이 있다. 이중 최윤성 대표는 이직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 많다. 그는 한국토지신탁이 엠케이인베스트먼트와 아이스텀앤트러스트간 경영권 분쟁을 겪던 2014년 3월 처음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지난해 12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오너 일가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엠케이전자 대표 출신으로 부동산 전문가로 보기도 어렵다.


최병길 대표도 마찬가지다. 오너인 오창석 부회장의 신뢰가 두터운 인물로 교체 및 이직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최 대표는 삼성그룹과 한일시멘트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아왔다. 지난 2013년 5월 사내이사에 선임된 이후 3회 연임에 성공한 정용선 대표의 경우 교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대주주가 LF로 변경되면서 윤용로 회장 체제를 이어가되 나머지 경영진을 바꾸는 방안이 유력하다.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인 정 대표는 1954년생으로 윤 회장(1955년)보다도 나이가 많다.


신규 신탁사들이 대부분 중소형 신탁사의 임원들을 영입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중소형 신탁사는 대형 신탁사에 비해 급여와 복리후생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임원들의 임기도 대부분 1년에 불과하다. 국제신탁의 경우 이창하 대표를 비롯해 강용기 부사장, 이천기 부사장, 김명남 상무, 이식한 상무, 정신영 상무, 김종인 상무, 정혁 상무 등이 모두 올해 12월말 임기가 만료된다.


아시아신탁도 배일규 대표를 비롯해 김교식 회장, 변문수 전무, 정진호 상무 등이 연내 임기가 끝난다. 무궁화신탁도 권준명 신탁사업부문 대표와 문윤상 신탁사업부문 본부장, 이희준 운용실장, 정세훈 신탁사업부문 본부장, 이화준 리스크관리실장의 임기가 올해 만료된다.


일각에서는 현직 신탁사 대표보다는 전무 혹은 부사장급 임원들을 신생사 대표로 거론하기도 한다. 특히 임기 만료를 앞둔 고위급 임원들을 놓고 하마평이 한창이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탁사에서 영업과 개발사업 담당 직원 중 스카웃 제의를 안 받은 사람이 없을 정도”라며 “현직 임원뿐만 아니라 퇴직 임원이 예비인가를 신청한 신탁사 대표로 내정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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