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中 ‘바오치시대’…디플레이션 압박 가중

[이정희 기자]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 7%대를 사수하겠다던 ‘바오치시대’가 25년만에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국가통계국이 19일 발표한 지난해 중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은 6.8%로, 시장기대치(6.9%)를 충족하지 못했다. 지난해 누적 경제성장률 역시 6.9%로 목표치였던 7%에 미달했다.


특히 제조업·건설업 등 2차산업의 둔화세가 두드러졌다. 2차산업의 성장률은 6%로 전체 성장률을 크게 밑돌았다. 12월 고정자산 투자율 10.5%, 산업생산율 5.9%로 역시 하향세를 보였다.


중국 경제성장 계획 변화와 수요부진이 맞물려 2차산업의 둔화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자구책으로 한계기업 퇴출 등 구조적 경제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김정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구조조정 과정에서 세 가지 위험요인이 중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계기업 퇴출 과정에서 시장심리를 위축시켜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며
“특히 올해 3월 1조5000억위안과 4월 1조4000억위안의 대량 회사채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라, 중국의 크레딧 스프레드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마찰적 실업과 성장둔화 가능성, 재고 조정과 생산자물가 하락세가 빨라질 수 있다”며 “성장이 느려져 한계기업의 크레딧 리스크로 외국인 자본이 유출되면 위안화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6%대 성장을 뜻하는 ‘바오류시대’에 접어들면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왕바오안 국가통계국장은 “6.9%는 낮지 않은 성장 속도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이라고 말했지만, 세계경제 성장을 견인하던 중국이 느낄 부담은 더욱 커진 셈이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산 부문 중심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심해지고 있으며, 이는 화폐 가치를 높여 실질 부채 부담을 높일 수 있다”며 “중국은 경제 규모 대비 부채비율이 상당히 높아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기업활동 위축으로 이어지고, 소비 부문에서는 현금 보유 유인이 커져 소비를 위축 지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곧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추가적인 부양정책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2월 지표 부진으로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시기적으로 자금 수요가 몰리는 춘절을 앞둔 상황에서 지급준비율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이 재정정책을 통해 금융시장 개방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3월 예정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13차 5년 규획’에 경기부양정책을 포함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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