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투자자문 시대…“인간 완전한 대체는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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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정 기자] 팍스넷데일리 정민정 기자]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로 불기 시작한 ‘인공지능’ 열풍이 투자시장에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관심사는 ‘인공지능만을 이용해 완벽한 투자자문 서비스가 가능한가’로 요약할 수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불가능하다. 다양한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개별 맞춤형 서비스를 필요하고 만족도 향상을 위해서는 자문인력의 투자추천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이유다. 인간의 손길을 완전히 배제한 ‘로보어드바이저’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실제 ‘로보어드바이저’의 데이터를 모으는 과정에서도 사람의 손길이 필수다. 필요한 알고리즘을 만드는 과정에서 인간의 개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팍스넷은 국내 투자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열풍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장두영 쿼터백투자자문사 부대표와 인터뷰했다.
쿼터백투자자문사(이하 쿼터백)은 24명의 금융기관 출신과 IT·엔지니어 인력이 근무하고 있는 투자자문회사다. 지난해 12월에 자문사 등록을 완료했고 현재 운용규모는 약 100억원 수준이다. 현재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증권사, 은행 등과 협업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와 위험관리 능력 갖췄다”

장두영 쿼터백 부대표는 홍콩 근무 시절 한국의 저성장·저금리 국면을 돌파할 수 있는 획기적인 투자상품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다 우연히 양신형 대표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대해 논의했고 3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로보어드바이저를 한국에 도입했다.

장두영 대표가 꼽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장점은 ‘방대한 데이터’와 ‘이성적인 위험관리’다.

쿼터백 로보어드바이저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해 개별 주식이 아닌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다. 6개 자산군, 10개 지역, 77개 국가에 투자해 글로벌 자산 배분을 특화했다. 인간이 전세계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컴퓨터는 가능하다. 쿼터백은 시스템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통해 최적화된 자산 배분을 한다. 예를 들어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채권, 원자재, 달러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배분 효과를 누린다.

시스템화된 위험관리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쿼터백 로보어드바이저는 정기적인 리밸런싱을 통해 위험 자산 비중을 선제적으로 축소하기도 하고 리스크 모델을 통해 현금 비중을 확대한다.

이 같은 위험관리가 가능한 이유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인간의 사적인 감정을 배제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위기 국면에서 감정적 판단을 배제한 시스템으로 위험관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국내는 도입기 수준…성장 가능성 커”

장 대표는 “최근 이세돌9단과 알파고의 경기로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늘었다”면서 “아직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도입기지만 점차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KB국민은행, 현대증권 등 증권사와 자문형 신탁, 랩 상품을 출시했지만 현재 이밖의 다양한 증권사와 추가적으로 상품 출시에 대해 논의 중”이라면서 “수익률은 상품의 종류와 가입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1∼2월 동안 월평균 수익률 2%를 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쿼터백은 쿼터백 테크놀로지스 사이트를 통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플랫폼도 개설했다. 해당 플랫폼을 활용한 투자상품은 국내 주요 금융사들과 협업 방안을 논의 중이다.

쿼터백 테크놀로지스는 ETF뿐만 아니라 예금, 뮤추얼펀드, 주식, 주가연계증권(ELS)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위험예산 및 생애자신관리 서비스 로보팸스(PALMS) 개발 중에 있다.

◇“인간 대체는 불가능…단지 도울 뿐”

장 부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걱정은 기우”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금융투자 서비스 산업은 기존 부유층 고객과 새롭게 금융투자 시장에 진입하는 밀레니엄 세대 고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맞춰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산업도 인공지능의 강점과 자문인력의 강점을 모두 살린 ‘맞춤형 투자자문’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혼합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혼합형은 로보어드바이저는 자문인력 투자추천을 병행하는 것으로 고객은 자문 인력 서비스와 함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온라인 자산배분과 투자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을 운영하는 주체 또한 ‘사람’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입장이다. 사람은 알고리즘을 만드는 과정에서 관여하게 되며 운용인력들의 노하우와 다양한 경제 지표 및 시장데이터가 활용된다.

데이터 입력 후에는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테스트 △검증 △알고리즘선정 순서로 이뤄지게 된다. 추가적인 데이터가 입수되면서 변수간 상관관계가 바뀌거나 모델의 최적화 과정이 반복적으로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장 부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중화를 꿈꾼다”고 말했다. 그의 비전은 어떤 고객이든 목표 투자 성과와 위험 성향을 파악해 전 세계에 투자자산을 배치하는 것이다.

젊은 세대들은 가입금액이 낮고 접근성이 좋은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 기성세대들은 방대한 데이터를 가진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똑똑한 ‘도우미’ 같은 수단인 만큼 잘 활용해 현명한 투자를 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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