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환기종목 기준... 기업은 답답

[신송희 기자] 시장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투자주의 환기종목이 복잡하고 불투명한 선정 기준으로 기업과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투자주의 환기종목은 거래소가 기업 계속성 및 경영 투명성에 주의가 요하는 기업을 투자자가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정기심사 및 수시심사를 거쳐 지정하는 제도다. 정기심사 결과는 매년 5월에 발표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5월 코스닥 12개사를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했다. 이 중 스포츠서울, 오성엘에스티, 터보테크, 엘에너지, 큐브스 등이 신규지정 됐으며 에이제이에스, 디브이에스코리아, 에버테크노, 유니드코리아, 디지텍시스템스는 지정사유가 추가됐다. 와이즈파워와 엘컴텍은 지정유지로 넘어갔다.


이 중 터보테크, 에이제이에스, 디브이에스코리아, 에버테크노, 유니드코리아, 디지텍시스템스는 상장폐지 결정과 기업 매각 등으로 시장에서 내몰렸다.


투자주의 환기종목 지정제도는 투자자들에게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투자에 신중을 기하라는 것. 반대로 해당 기업은 위험 기업으로 낙인찍힌다. 이런 이유로 환기종목 지정 기업의 일부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환기종목 기업 관계자는 “환기종목 지정이 관리종목 지정 이상의 피해를 불러일으키는 느낌이다”며 “재무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경영 투명성 강화에 힘쓰고 있지만, 환기종목 해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대처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매출액 30억원 미만, 자본잠식률 50% 이상인 경우, 최근 4사업 년도 연속된 영업손실’ 등 명확한 기준이 있는 코스닥 관리종목지정과 달리, 환기종목지정은 자본잠식 등 재무적 요인외에도 대표이사 및 최대주주 변경, 횡령·배임 등의 여러변수를 참고해 거래소에서 자체적으로 지정하고 있어, 그 기준이 명확하게 공표되지 않고 있다.


기업은 제도시행의 목적은 공감하지만 환기종목 선정의 명확한 기준을 알 수 없어, 사전 대처 및 사후 개선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등 제도 시행의 원 목적과 달리 오히려 피해가 크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여러 변수를 고려해 산정하기 때문에 복잡한 측면이 있어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환기종목 지정시 수익성 취약, 감사의견 거절, 대표이사변경 빈번, 불성실공시 등의 사유를 시장에 공개하고 있어 문제될게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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