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KIF 출자사업, 공정성 '논란'
차순위 후보자 GP 선정 놓고 뒷말…원칙 없는 사업 진행 지적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9일 10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류석 기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진행한 2021년 한국IT펀드(KIF) 출자사업이 공정성 논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공고문에 명시돼 있지 않은 방식을 적용, 임의로 출자사업을 진행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9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KIF는 최근 초기 스타트업 부문 위탁운용사(GP)를 위벤처스에서 에버그린투자파트너스로 변경했다. 위벤처스가 멀티 클로징(펀드 증액) 사실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자 결정을 철회한 탓이다. KIF는 위벤처스가 중대한 사실은 은폐했다고 봤다. 


KIF의 위벤처스 출자 철회에 대해 벤처투자 업계에서는 상식 밖의 결정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공고문에 멀티클로징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철회를 결정한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내 한 출자기관 관계자는 "멀티클로징이 LP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는 있지만 출자를 철회할 만큼의 사유인지는 모르겠다"라며 "다만 공고문에 명시돼있지 않은 내용으로 출자를 철회한 것에 대해선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KIF가 에버그린투자파트너스를 위탁운용사로 재선정한 것에 대해서도 여러 뒷말이 나온다. KIF는 에버그린투자파트너스가 위벤처스에 이은 차순위 후보자였다는 이유를 들었다. 해당 출자사업 초기 스타트업 부문 1차 평가를 통과한 곳으로 위벤처스와 에버그린투자파트너스, 데브시스터즈벤처스가 이름을 올리긴 했었다. 


문제는 KIF의 출자사업 공고문에는 선정 취소가 발생 시 차순위 후보자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른 몇몇 기관의 출자사업 공고문에 선정 취소 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과는 상반된다. KIF 출자사업 공고문과 심사체계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KIF 관계자는 "공고문에 해당 내용이 담겨있지는 않지만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여러 출자기관의 경우 공고문에 선정 취소 후 조치에 대해 고지하고 있다. 선정 취소 시 차순위 후보자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하고 있는 한국성장금융은 해당 내용을 공고문에 명확히 고지하고 있다. 또 한국벤처투자 공고문에는 적합한 운용사가 없을 경우 출자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한국벤처투자는 선정 취소 후 차순위 후보자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할 경우 공정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민간 출자기관들의 경우 심사 편의를 위해 선정 취소가 발생했을 경우 차순위 후보자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본다면 선정 취소가 발생했다면 다시 같은 조건으로 출자사업을 진행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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