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세아, 건설사 인수로 '포트폴리오' 완성?
의류-제지-시공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실적·재무부담도 상존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7일 14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글로벌세아그룹이 최근 쌍용건설 인수 작업에 나선 배경에는 김웅기 회장(사진)의 사업확장 의지가 꼽히고 있다. 김 회장은 글로벌 의류 OEM·ODM 업체로 성장한 세아상역에 더해 이종업종 간 M&A(인수합병)으로 '돈 되는' 세 가지 포트폴리오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19년 태림페이퍼·태림포장을 인수하고 두산공작기계, 알펜시아, 대한전선, 전주페이퍼 인수전에 잇달아 뛰어든 것 역시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재계에선 쌍용건설이 정상화만 된다면 김웅기 회장에게 적잖은 재미를 안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글로벌세아그룹이 보유한 유관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데다, 쌍용건설의 연매출이 1조4000억원이란 점에서 현재 4조원 초반대인 그룹 매출을 6조원 규모로 불릴 수 있어서다.


다만 쌍용건설 인수가 글로벌세아에 독이 될 수 있단 반응도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 쌍용건설의 최근 실적과 재무구조가 불안한 데다 글로벌세아그룹의 자금사정 역시 여유롭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의류-제지-건설로 이어지는 삼각편대 구성


현재 글로벌세아그룹은 쌍용건설 최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IDC)에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입찰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이후에는 실사를 거쳐 IDC와 쌍용건설의 몸값을 협상할 예정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쌍용건설을 품에 안을 시 크게 네 개의 계열을 거느리게 된다. 주력사 세아상역과 제지계열(태림페이퍼·태림포장), 건설계열(쌍용건설·세아STX엔테크), B2C 의류(인디에프) 등이다. 이 가운데 인디에프는 브랜드 노후화로 인해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만큼 글로벌세아그룹의 대표 포트폴리오는 의류-제지-건설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쌍용건설 인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측에선 그간 글로벌세아의 M&A 성과가 두드러졌단 점을 강조하고 있다. 모험보다는 될 만한 사업에 투자하는 한편 과도한 오버페이는 지양하는 식의 M&A 기조를 갖고 있다 보니 인수기업들의 실적이 빼어나단 것이다. 실제 태림페이퍼는 피인수 직후 역대급 실적을 내며 세아상역과 함께 그룹의 '원투펀치'가 됐으며 2018년 인수한 세아STX엔테크도 2020년과 지난해 모두 흑자경영에 성공했다. M&A 실패작에는 2007년 품에 안은 인디에프 정도가 꼽힌다.


건설사는 추후 글로벌세아그룹이 구상한 사업들과도 궁합이 좋은 편이다. 이 그룹은 세아STX엔테크 외에 친환경 에너지사업을 벌이는 발맥스도 보유한 만큼 EPC(설계·조달·시공)가 가능하고 해외사업서 두각을 나타낸 쌍용건설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실적·재무 리스크 헷지가 관건


문제는 현재의 컨디션만 보면 쌍용건설이 글로벌세아그룹에 별 도움이 안 된단 점이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1165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 해외사업의 공기가 지속 연장되면서 쌓아 온 부실을 한 번에 털어낸 여파였지만 2018년과 2020년에도 각각 156억원, 107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내 왔다.


인수 주체인 지주사 글로벌세아의 현금사정이 녹록지 않단 점도 부담이다. 글로벌세아의 작년 말 개별기준 현금성자산은 35억원에 그치며 순차입금은 17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세아가 대량의 회사채를 찍을 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FI(재무적투자자) 등 외부투자자를 유치할 경우 쌍용건설의 지배지분이 희석될 수 있다.


글로벌세아는 인수대금 외에 추가적인 자금 출혈도 감내해야 한다. IDC는 쌍용건설 매각 조건으로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추가투자(유상증자)'를 내걸은 까닭이다. 지난해 말 기준 쌍용건설의 부채 및 자본은 각각 8658억원, 1364억원으로 부채비율이 634%에 달한다. 부채비율을 비교적 안정권이라고 불리는 200% 미만까지 낮추기 위해선 26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수혈해야 한다.


이에 대해 글로벌세아그룹 관계자는 "쌍용건설이 보유한 양질의 수주잔고에 더해 그룹사와의 시너지도 낼 수 있단 점을 기대하고 있다"며 "아직 실사를 진행하기도 전인 터라 구체적인 재원마련 마련 방안을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쌍용건설 측은 올해부터 수익성이 적잖이 개선 될 여지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기 연장에 따른 공사비 증액이 결정될 경우 미리 손실을 털어낸 것과 더해 새로운 수익이 잡히므로 온전히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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