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IP 전쟁...위메이드, 액토즈와 합의한 이유는
빗장 열린 중국 시장에 눈독…소송비용 부담도 덜어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6일 06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PC MMORPG 게임 '미르의전설2'. (출처=미르의전설2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위메이드가 '미르의전설2·3' IP(지식재산권)를 놓고 액토즈소프트와 극적 합의를 이루면서 중국 시장 진출에 탄력을 받게 됐다. 위메이드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법적 분쟁에 따른 판관비 부담도 한결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위메이드에 따르면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액토즈소프트와 협력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서 '미르의전설' IP 사업 확대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미르의전설2' IP 라이선스 사업은 물론 향후 '미르4'와 '미르M'의 중국 서비스에도 탄력을 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앞서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는 미르의전설2·3 라이선스 중국 사업권을 액토즈소프트에 독점적으로 맡기는 데 합의했다. 대신 액토즈소프트는 위메이드 자회사 전기아이피에 5년 동안 매년 1000억원씩 전체 5000억원을 지불하기로 했다. 2002년 부터 불거져 20여 년간 이어온 미르의전설2를 둔 IP 전쟁이 일단락 되는 순간이다. 


중국 정부는 2017년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국 게임을 대상으로 외자판호(외국 게임 서비스 허가)를 거의 발급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2022년 말부터 여러 한국 게임에 외자판호를 내주면서 빗장을 열어주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448억달러(59조8670억원)에 이른다. 더불어 미르의전설2가 중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만큼 위메이드에게 중국 시장은 자체 게임 서비스나 IP 라이선스 사업 측면에서 기회가 열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위메이드가 미르4와 미르M을 국내에 출시했을 때부터 중국 서비스를 염두에 두기도 했다. 장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미르4와 미르M은 중국어 빌드가 이미 나와 있고 중국 출시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기 때문에 현지화 이슈가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위메이드 역시 액토즈소프트와 법적 분쟁을 지속하는 대신 합의를 통해 현지에서 도움을 주고받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액토즈소프트의 모기업인 중국 셩취게임즈 역시 대형 게임사로 '파이널판타지14' 등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셩취게임즈는 세기화통의 계열사인데 세기화통의 2대 주주는 중국 최대 규모 게임사 텐센트이기도 하다. 앞서 텐센트가 2015년 미르의전설2 IP를 활용한 게임 '열혈전기'를 출시해 월매출 1000억원대를 올린 전례도 있다. 


장 대표도 위메이드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그간 다퉈왔던 중국 회사들이 이제 파트너가 되어 중국 시장에서 우리 IP와 게임산업을 전개할 것"이라며 "공동저작권자, 퍼블리셔, 주주 등의 역할로 우리 편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로 위메이드가 당장 얻는 직접적 이득은 매년 1000억원씩 들어오는 라이선스 수수료뿐이다. 위메이드가 액토즈소프트 등에 요구한 손해배상금 관련 협상도 아직 남아있긴 하다.  


그러나 액토즈소프트와 협상 자리에 다시 오르게 되면서 법적 분쟁을 사실상 마무리한 점은 위메이드의 실적 호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위메이드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42억원을 봤다. 다섯 분기 연속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블록체인 등 신사업 투자 확대가 영업손실의 주된 내용이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법적 분쟁 장기화에 따른 판관비 증가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법적 분쟁에 따른 소송비용은 판관비 내 지급수수료로 회계상 처리된다.


위메이드의 최근 5년 동안 지급수수료를 보면 2018년 415억원, 2019년 377억원, 2020년 448억원, 2021년 855억원, 2022년 1810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비용은 2018년 1632억원, 2019년 1230억원, 2020년 1391억원, 2021년 2376억원, 2022년 5484억원이다.


전체 영업비용에서 지급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하면 2018년 25.4%, 2019년 30.7%, 2020년 32.2%, 2021년 36%, 2022년 33%에 이른다. 위메이드가 10년 이상 이어온 법적 분쟁이 전체 실적에 일정 이상 부담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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