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리포트]
현대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현대홀딩스컴퍼니
②그룹 유동성 위기 탓, 현대상선·현대로지스 매각 후 새판짜기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8일 11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현대그룹의 지배구조를 빨리 파악하는 방법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어느 회사가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지 보면 된다. 현대네트워크 분할 존속 회사인 현대홀딩스컴퍼니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이자, 오너일가 지분의 집합소다.


현대홀딩스컴퍼니가 지배구조 정점에 서는 과정에서 결정적 계기가 된 사건은 그룹의 유동성 위기다. 현대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당시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인 옛 현대로지스틱스를 매각하면서다.


◆현대로지스틱스→현대홀딩스컴퍼니, 손바뀜


지난 2008년 현대로지스틱스는 김문희 여사(현정은 회장의 어머니)가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약 4%를 매집했다. 현대로지스틱스가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12.27%에서 16.41%로 높아졌다.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 자리도 김 여사에서 현대로지스틱스로 바뀌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당시 현대상선(현 HMM), 현대증권(현 KB증권) 등과 함께 그룹의 대들보 역할을 했다. 현대로지스틱스가 현대엘리베이터를 지배하면서 '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이라는 순환출자 구조가 완성됐다. 


이후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는 한번 더 손바뀜이 일어났다. 현대그룹의 캐시카우인 현대상선이 어려워진 게 결정적인 계기였다.


현대상선은 2010년 들어 수익성 하락으로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에는 자기자본 규모가 7000억원 미만으로 줄어든 반면, 부채가 8조원을 초과했다. 


현대상선의 심각한 유동성 위기는 그룹 전체의 위기로 이어졌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매출 향상과 비용절감, 자산 매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자구 계획을 짰다.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를 매각하기로 한다. 현대로지스틱스를 상장시켜 현금 유입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결국 지분 처분으로 결론지었다.


2014년 9월 현대홀딩스컴퍼니와 현정은 회장은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정리하고 확보한 현금으로 현대로지스틱스가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입했다. 당시 현대홀딩스컴퍼니의 최대주주는 현 회장이었다. 


현대홀딩스컴퍼니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가 됐다. 한때 현대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현대로지스틱스는 오릭스, 롯데그룹이 투자한 특수목적법인(SPC) 이지스일호에 매각됐고 이후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이름을 바꿨다. 



◆현정은 회장의 현대홀딩스컴퍼니 활용도는


현대홀딩스컴퍼니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새판이 만들어지는 동시에 현정은 회장도 현대홀딩스컴퍼니 지배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처분한 그해 현대홀딩스컴퍼니 지분의 추가 매집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4년 현대상선이 매각한 현대홀딩스컴퍼니 지분 24.8%을 받아낸 게 현 회장이다. 당시 현 회장은 현대홀딩스컴퍼니 지분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현대상선은 현금을 확보했다. 


특히 지배력 확대 과정에서 현 회장은 본인 소유 회사인 현대홀딩스컴퍼니를 십분 활용했다. 


지난 2014년 현대홀딩스컴퍼니는 현대로지스틱스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취득한 이후 현 회장과 지분을 교환했다. 당시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기존 5.3%에서 9.71%까지 확대했다. 


올해 3월에는 대법원이 쉰들러의 손을 들어주면서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원을 배상해야 했다. 자금이 필요한 현 회장을 위해 현대홀딩스컴퍼니는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담보로 제공해 대출받았다. 


최근에는 현 회장이 블록딜로 내놓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83%를 현대홀딩스컴퍼니가 매집했다. 현대홀딩스컴퍼니가 대규모 주식을 받아내면서 현 회장은 1580억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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