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
효성그룹
자본잠식 ㈜세빛섬 안고 '진퇴양난'
①누적손실 1141억원···BOT 탓에 사업 정리도 못해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7일 17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빛섬 재무상태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효성그룹이 수년간 누적된 손실로 자본잠식에 빠진 계열사 ㈜세빛섬의 돌파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위탁받아 수익형 민자사업(BOT, Build Operate Tranfer)을 추진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청산 절차를 진행할 수도 없다.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다. 효성그룹 측은 서울시와 협의해 별도의 수익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세빛섬은 지난해 말까지 8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세빛섬은 지난해에도 결손금이 1217억원 발생하며 마이너스(-) 상태의 자본총계를 유지했다. 통상 자본잠식률이 100%를 넘어가면 완전자본잠식이라고 하는데 지난해 ㈜세빛섬의 자본잠식률은 이를 훌쩍 뛰어넘은 285%를 기록했다.


해당 법인은 주식회사 플로섬이라는 법인명으로 2008년 9월 8일 설립했다. 회사는 감사보고서에 한강 잠수교 남측 하류에 '세빛섬(구 세빛둥둥섬) 조성 및 운영사업'을 위해 해당 법인을 설립했다고 명시했다. ㈜세빛섬은 부동산 임대업과 공연시설 운영업을 주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세빛섬은 서울시와 체결한 실시협약 및 합의서에 따라 1390억원을 투입해 2009년 3월 착공, 2011년 9월 30일 준공했다. 2014년 9월 11일부터 2034년 9월 10일까지 20년간 무상운영 후 서울시에 사업시설물을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이후 10년간 유상사용으로 전환해 운영한다.


문제는 자본잠식 상태의 법인이 서울시의 BOT 사업시행자가 됐다는 사실이다. ㈜세빛섬은 2009년부터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인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당초 서울시는 2008년 세빛섬 사업의 민간사업자로 씨앤그룹 컨소시엄을 선정했으나 당시 불어 닥친 금융위기로 씨앤그룹의 참여가 어려워지자 효성그룹이 컨소시엄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운영실적은 처참하다. ㈜세빛섬은 개장한 이듬해인 2015년부터 2018년까지 100억원대의 매출과 2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꾸준하게 올렸지만 차입금에서 발생한 금융비용 부담으로 계속해서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2020년 매출이 반토막 나면서 영업손익마저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까지 누적 순손실은 1141억원에 달한다.


㈜세빛섬의 감사를 맡은 대주회계법인은 2022년 감사보고서에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요성의 관점에서 공정하게 표시하고 있다'며 재무제표에 대한 정보를 적절하게 얻었다는 의미로 투자자들에게 감사의견 '적정'을 제시했다.


㈜세빛섬 단기차입금 내역. (자료=금융감독원)

㈜세빛섬이 자체적으로 현금창출을 하지 못하자 회사는 올해 3월 20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지배기업인 효성티앤씨에서 701억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서 239억원, 대우건설에서 44억원을 대여받았다. 자금을 빌려서라도 지난 3월 23일 만기가 도래하는 PF대출 984억원을 상환해야 했기 때문이다. 해당 PF대출 상환을 통해 세빛섬은 금융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세빛섬은 ▲보통예금 ▲세빛섬 사업 관련 권리(이미 취득했거나 장차 취득할 모든 채권) ▲사업실시협약에 따라 건설 후 취득한 세빛섬 시설물 일체 ▲재물(세빛섬) 및 기업휴지보험(삼성해상화재보험) 청구권) 등 1279억원을 담보로 대주단으로부터 984억원을 빌렸다. 뉴스타루나제이차로부터는 연 5.91% 고정금리로 185억원을 빌렸고, 뉴스타해치유한회사에서 각각 239억원(연 이자율 4.87%)과 560억원(연 5.91%)을 빌렸다. 


지난해 말 기준 ㈜세빛섬의 최대주주는 효성티앤씨(62.25%, 534만1380주)다. 이외에도 SH공사(29.9%, 256만5420주), 대우건설(5%, 42만9000주), 하나은행(1.92%, 16만5000주), STX건설(0.5%, 4만2900주), 한맥기술(0.42%, 3만6300주) 등이 주주로 있다. 효성티앤씨, 대우건설, SH공사 등은 세빛섬에 지분 출자한 비율에 따라 대출 원리금채무를 개별적으로 보충할 의무가 있다. 


㈜세빛섬의 재무상태 악화는 최대주주인 효성티앤씨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1분기 보고서에서 ㈜세빛섬에 대한 예치보증금 손상차손 140억원과 대여금 손상차손 697억원 등 총 837억원을 신규 충당부채로 인식했다.


업계에서는 세빛섬 개장 이후 수년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효성 측이 세빛섬 운영에 대한 묘수를 찾지 못하고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서울특별시 세빛섬사업의 공공성 확보에 관한 조례'에 따라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려면 '공공성 확보계획'을 서울시에 제출해야 한다"며 "정부로부터 위탁받은 BOT 사업이라 개별 기업이 청산을 결정할 수도 없어 별도의 수익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핀셋+ 552건의 기사 전체보기
효성그룹 4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