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불안’ 한국항공우주, 사도 괜찮나

[신송희 기자]
대주주의 블록딜 잡음으로 주가 상승에 실패했던 한국항공우주가 실적 발표와 함께 반등을 노리고 있다. 다만 외국인의 매도 물량과 기존 대주주들의 블록딜 형태 매각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불안의 씨앗은 남아있는 상태다.

한국항공우주의 1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4.4%, 43.8% 증가한 7106억원, 812억원을 기록했다. 군수 부문은 2835억원, 완제기 수출 부문 1428억원, 기체부문은 2843억원으로 집계했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시원찮다. 한국항공우주는 27일 전일대비 2.17% 하락한 6만77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8월 고점 대비 31.8% 하락한 상태다.

시장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일 하루동안 발표된 한국항공우주 관련 리포트는 총 12개다. 이 중 목표주가를 하향한 곳은 KB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 두곳이고, 유진투자증권은 ‘Strong Buy’를 제시했다. 이밖에 대다수 증권사들은 목표주가 ‘유지’로 입을 맞췄다.

유일하게 ‘적극 매수’ 의견을 제시한 유진투자증권 이상우 연구원은 “이번 실적 호조는 당분간 그 기대감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다수 증권사들 역시 1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문제는 수급이다.

지난해 말 현대차, 한화테크윈, 두산그룹 자회사 DIP홀딩스 등 기존 주주들의 주식 공동매각 약정이 만료됐다. 이 가운데 한화테크윈과 DIP홀딩스는 지난 1월6일과 11일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매각했다. 한화테크윈은 지분 5.01%를, DIP홀딩스는 4.99% 전량을 팔았다. 지난달 17일에는 현대차가 지분 5.01%를 시간 외 대량매매를 통해 매각했다.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잠재 물량도 한화와 현대차가 각각 6%, 5%씩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의 물량이 빠르게 빠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3월 중순부터 외국인이 주식을 ‘매수’한 날은 4거래일에 불과하다.

본토벨 에셋 매니지먼트(Vontobel Asset Management, Inc.)는 지난 1월부터 3월4일까지는 장내 매수를 이어오며 512만주를 사들였다. 이후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장내 매도를 지속하면서 보유 물량을 줄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 관계자는 “외인이 매도하는 것은 경영 밖의 문제로 대처방안이 없다”며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