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경기도의회 특혜 의혹 조사, 급물살?
결정적 제보한 삼성 前 직원 증인 채택…행정소송 가능성 제기

[강휘호 기자] 삼성전자의 옛 경기도건설본부 부지 대리매입·특혜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삼성전자 전 직원이 경기도 행정사무조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해당 증인은 도유재산 매각이 진행된 당시 근무했던 직원으로 조사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의회 ‘경기도 도유재산 매각·임대 등 과정 특혜·불법 의혹에 관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이하 조사특위)’는 지난 5일 제 3차 회의를 열고 전 삼성 직원 A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증인은 조사 특위가 구성되는데 결정적 제보를 한 인물로도 전해진다. 사실 관계를 밝혀줄 수 있는 결정적 증인이 확보된 만큼 조사 결과에 따른 경기도의 행정소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혜 의혹을 조사 중인 3차 도유재산 조사 특위에는 주요 참고인이 대거 불출석하며 일각에서는 조사가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 나왔다. 조사 특위가 전·현직 공직자 등 13명의 증인과 참고인 1명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6명만 출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삼성전자 직원이 경기도 도유재산 행정사무조사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특혜 의혹 조사를 둘러싼 상황이 반전되는 모습이다.


행정사무조사 요구 안건을 발의했던 한 도의원은 “현재 삼성전자 전 직원의 증인 출석 날짜를 조율 중”이라면서 “(증인 조사가 진행되면) 당시 매입 과정 등을 면밀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당시 근무했던 공무원 등을 조사해왔지만 은퇴했거나 고령의 증인들이 많아 조사가 지체됐다. 법률적으로도 위법 사항을 확인하기 쉽지 않다”면서 “삼성 전 직원의 증언이 더욱 중요한 시점으로 특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행정소송 등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도유재산 특혜 의혹이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당시 경기도의회의 최승원(더불어민주당·고양8) 의원 등 도의원 51명은 ‘경기도 고유재산 매각·임대 등 과정에서 특혜·불법 의혹에 관한 행정사무조사 요구의 건’을 발의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행정사무조사 요구 안건은 “2006년 경기도건설본부 옛 부지를 삼성전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삼성SDS 간의 불법 대리매입 및 특혜 등기임의 삭제 등 특혜·위법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안건을 발의한 최승원 의원은 행정사무 감사에서 “경기도건설본부가 2006년 수원시 매탄동 옛 부지를 삼성전자에 매각하며 ‘10년 이내의 용도변경이나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는 특약’을 등기했지만 2008년 특약이 삭제됐고 2010년 부지가 삼성SDS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에 팔린 부지가 1000여개의 일자리가 생기는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가 아닌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낮은) 삼성SDS의 데이터센터로 쓰이며 세수 확보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매각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꼬집었다.


최승원 의원에 따르면 2006년 2월 삼성전자가 해당 부지를 매입한 후, 첫 건축허가 신청은 그 해 10월 삼성SDS 주도로 이뤄졌다. 2008년 준공된 건물도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가 아닌 삼성SDS의 데이터센터로 이용되고 있다. 2010년 8월에는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던 부지 소유권마저 삼성SDS로 이전됐다. 부지 매입 당시 10년 이내의 용도 및 목적 변경을 제약하는 특약조항은 2016년 7월까지 유효한 상황이었지만 2008년 10월 삭제됐다.


최승원 의원은 “거대 대기업이 계열사 간 짬짜미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공용매지를 손쉽게 매입한 사례”로 보고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원인을 분명하게 밝혀라”라고 요구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해당 부지를 353억원에 매입 후 삼성SDS에 428억원을 받고 되팔아 75억원의 시세차익을 봤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의회는 삼성 수원사업장 현장조사와 지난 5일 3차 행정사무조사까지 마친 상태다.


관련 의혹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당시 거래에서 위법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때문에 특별한 공식 입장도 없다”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