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무차입 경영…이익률 높이기 과제
작년 영업이익률 2%, 원가율 압박…해외 대형사업장 매출 인식 본격화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전경 (제공=현대엔지니어링)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원가 압박이 이어진 상황에서도 외형을 확대하며 원가 관리에 나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지난 2022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경기 한파의 영향으로 급감한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회복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현대엔지니어링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3조633억원, 영업이익은 255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8.2%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19.1%나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20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에 비해 95.4% 늘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난 배경에는 건축, 플랜트 등 해외 대형 사업장의 공사가 본격화된 점이 영향을 끼쳤다. 수익성이 높은 해외 사업장에서 매출과 이익을 대거 인식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린 것이다.


사업부문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건축, 플랜트, 기타 부문이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특히 해외건축부문은 2022년 9603억원에서 지난해 3조3427억원으로 무려 248.1%나 증가했다. 1년 사이 해외건축에서만 2조3823억원의 매출을 더 인식한 셈이다. 국내 건축 부문도 지난해 4조609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40.4% 성장했다.


플랜트 부문은 지난해 국내 7977억원, 해외 3조231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국내 4727억원, 해외 3조830억원)보다 각각 3250억원, 1484억원 증가했다.


매출을 키우면서 이익률도 소폭 올랐다. 북미 그룹사 사업장과 사우디 등 해외 산업시설의 수익 인식이 주효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로 전년대비 0.7%p(포인트) 끌어올렸다.


다만 원가율 압박은 여전하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원가는 12조4243억원으로 전년도 8조3352억원 대비 49%나 늘었다. 이에 따라 매출원가율도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95.1%로 전년도 94.6% 대비 소폭이지만 조금 더 늘어났다. 최근 건설업계 전반이 원가율 부담에 시달리고 있지만 95%는 업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판관비도 지난해 383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3607억원) 대비 여전히 지출이 증가했다.


최근 건설업계 분위기를 반영하듯 현대엔지니어링도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채권 등이 늘어나며 현금회전율이 느려졌다. 미청구공사채권은 지난해 1조432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059억원 늘었고, 매출채권도 1조8291억원으로 1년새 7702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채권 회전율은 전년도 8.3회에서 지난해 7.1회로 조금 느려졌다.


반면 매출채권 등이 늘어나면서 유동자산은 오히려 증가했다. 유동자산은 지난해 6조4415억원으로 전년(5조1611억원) 대비 1조2804억원이 늘었다. 이 중 현금성자산은 1조3573억원을 차지했다. 이는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우발부채로 잡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신용보증액 8340억원보다 62%가량 더 많은 규모다.


재무안정성을 살펴보면 지난해 부채비율(108%)과 유동비율(163.1%)도 전년 대비 소폭 악화됐다. 하지만 단기차입금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 무차입경영 기조도 이어갔다. 소액의 장기차입금이 있지만 지난해 차입금의존도는 0.4% 수준에 불과하다. 전년도에도 차입금의존도는 0.6%로 사실상 0%대 차입금의존도를 유지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미청구공사 금액은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계약에 따라 점차 현금흐름이 개선될 예정"이라며 "올해는 외형성장에 걸맞은 내실 강화에 집중해 수익성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현대엔지니어링 사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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