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IPO 기업, 주가 수익률 '방긋'
일반청약 경쟁률 상승…시장 과열, 투기성 투자 우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08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 (제공=한국거래소)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기업공개(IPO)를 통해 올해 1분기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수익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상승했다.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IPO 시장으로 쏠리고 있는 데다 IPO 기업들에 대한 주가 상승률 상한을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IPO를 진행한 14개 기업들의 상장 당일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평균 168% 상승했다. 이는 2023년 1분기 상장사(17곳) 평균 상승률인 73%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2024년 1분기 시초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상위 3개 기업은 우진엔텍(300%), 현대힘스(296%), 이닉스(232%)였다.


IPO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 종가 상승률 역시 지난해보다 앞섰다. 2023년 1분기에 상장한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 종가 상승률은 97%였으나, 올해 같은 기간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은 120%로 약 23%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6월 IPO 기업의 상장 당일 주가 상승폭을 기존 160%에서 300%로 확대한 것이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는 평가다.


2023‧2024 1분기 IPO 기업 주가 상승률. (출처=딜사이트)

특히 올해 1분기에 상장한 기업 모두 기관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상단을 초과하며 뜨거운 시장 분위기에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1분기 상장한 기업들의 기관 수요예측에서 상단 초과 3곳, 상단 9곳, 하단 1곳, 미달 3곳(리츠 상장 제외)을 기록하는 등 희망 공모가 밴드를 초과한 종목이 3곳(18.7%)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된다.


IPO 시장에 대한 높아진 관심은 일반청약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IPO 기업들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2023년 1분기 881대 1에서 2024년 1분기 1796대 1로 두 배가량 높아졌다. 종목별로는 우진엔텍(2707대 1), 스튜디오삼익(2650대 1), 코셈(2518대 1) 등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 같은 관심에 힘입어 지난 3월 상장한 오상헬스케어와 엔젤로보틱스는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 30%를 초과하는 금액을 공모가로 선정하며 '암묵적 룰'로 여겨지던 20%를 넘기기도 했다. 


다만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지난해 6월 IPO 시장 건전성 제고를 위해 확대한 상장 당일 가격변동폭 확대가 오히려 투기성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따상상(200% 상승) 등 시장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변경된 제도가 되려 따따블(300% 상승)이라는 새로운 과열의 기준을 만들며 상장 당일의 주가변동성만 키우고 있다는 이유다. 상장 후 폭등한 일부 IPO 기업들의 주가는 상장 후 일주일 이내에 공모가 이하로 떨어지며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3‧2024 1분기 기업공개(IPO) 청약 경쟁률‧기관확약비율. (출처=딜사이트)

반면 IPO 과열의 원인으로 꼽혔던 허수청약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주금납입능력 확인 제도는 효과를 봤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7월부터 주금납입능력이 확인된 기관 투자자들에 한해서 IPO 기업들에 대한 수요예측 참가를 허용했다. 그 결과, 2022년 1분기 963대 1에서 2023년 1분기 1014대 1로 소폭 올랐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2024년 1분기 918대 1로 줄었다.


이에 더해 기관 투자자들의 확약비율이 늘어난 점은 IPO 기업들에 대한 책임 투자에 청신호를 켰다는 평가다. IPO 투자에 참여한 기관 투자자들의 확약비율은 2023년 1분기 9.7%에 불과했으나 2024년 1분기에는 33.6%로 상승했다.


이 밖에 다가오는 올해 2분기 IPO 시장에서는 공모 총액이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을 비롯해 LS, SK 등 대기업들의 우량 계열사 등 대어급 기업들이 IPO를 통한 상장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특히 우주항공·로봇·AI 등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첨단산업 분야 기업들이 대거 상장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건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융감독원의 IPO 과열 방지 정책들이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투자자들이 제도에 적응하는 과정 속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로 예상되고 있는 금리 인하는 일종의 위험 자산에 해당하는 IPO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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