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 재평손 환입 2조원 넘을 듯
메모리 사업, SK하이닉스 보다 영업익 1000억원 정도 낮을 듯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18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재고평가손실 환입금을 2조원 넘게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조원대로 잡았으나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기대보다 높게 나오자 기존 대비 1조원을 더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의 경우 SK하이닉스가 3조원대, 삼성전자가 2조8000억대를 기록하며 2000억원 정도 뒤쳐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매출 71조9156억원, 영업이익 6조6060억원을 거뒀다고 30일 공시했다. 이 중 반도체(DS) 부문은 1분기 매출 23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구체적인 메모리 부문과 파운드리 부문의 별도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메모리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2조8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파운드리 부문이 1분기 9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두 사업부를 합치면 DS부문은 총 1조91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1분기 영업이익 2조88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사업에서 3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비메모리 부문에서 1000억원대 손실이 나오면서 2조9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양사간의 영업이익 격차는 약 2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번 1분기 실적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어닝서프라이즈가 나온 것은 메모리반도체의 재고평가손실 환입금 영향이다. 재고자산 평가손실이란 기업이 보유한 재고자산의 가격이 하락했을 때 하락한 가격만큼 손실로 회계처리하는 것이다. 반대로 재고자산의 가격이 오르면 오른 만큼 충당금이 환입된다. 환입된 충당금은 매출원가에서 차감되면서 결과적으로 영업이익을 키우는 효과를 낸다.


SK하이닉스도 올해 1분기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으로 D램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이 기대보다 큰 9000억원대를 기록했다. 김우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에 판매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이 발생했고, 그 규모는 전분기보다 상승한 9000억원대 수준"이라며 "앞으로도 추가적인 재고평가손실 환입 인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규모는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발표에서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규모를 밝히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2조원이 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SK하이닉스보다 감산을 늦게 시작하고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하면서 뒤늦게 재평손 충당금 환입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1분기 삼성전자가 2조원의 재평손 환입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사업에서 SK하이닉스보다 영업이익이 뒤쳐진 것은 고대역폭메모리(HBM)과 고용량 eSSD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SK하이닉스는 HBM3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함에 따라 올해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전 분기 대비 20% 이상 올랐다. 낸드플래시도 ASP가 30% 이상 올랐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기업이 늘면서 프리미엄 제품인 기업용 데이터저장장치(eSSD)의 판매 비중이 확대된 결과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솔리다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QLC(쿼드러플레벨셀) 기반 고용량 eSSD 판매가 늘어나면서 실적에 힘을 보탰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D램의 빗그로스는 10% 중반 감소를 했으며 ASP는 10% 후반대 상승을 했다. 낸드의 경우 빗그로스는 한자리수 초반 감소를 했으며 ASP는 30대 초반 상승을 했다. HBM 판매는 늘었지만 주로 2세대인 HBM2E 제품 판매 위주로 이뤄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2분기의 경우 삼성전자의 HBM3와 HBM3E의 점유율 상승 여부가 양사의 희비를 가를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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