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자금조달
차입으로 덩치 키워...높은 해운의존도 '위험'
②팬오션 인수, 차입금의존도 11.5%p 상승…신용공여액 순위 20위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14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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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하림그룹이 팬오션 인수 이후 무서운 속도로 덩치를 키워나갔지만, 차입금 의존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팬오션 인수 자금에 더해 이 회사의 차입금 역시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신용공여액 순위가 5년 만에 18계단이나 상승했다. 나아가 시장에선 하림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는 만큼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림그룹은 2015년 팬오션 인수를 계기로 급속하게 덩치가 커지며,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소속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책정한 하림의 공정자산은 9조9000억원으로 1년만에 110.6%(직전해 4조7000억원) 증가했다. 65개 기업집단 중 39위로 단숨에 올라섰다. 이중 팬오션의 공정가치만 4조2000억원에 달한다. 


하림그룹은 팬오션 인수로 날개를 달았다. 팬오션은 인수 당시에도 약 2조원의 매출과 2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며 순항했으며, 2020년까지도 변동 폭이 크지 않았다. 나아가 2021년과 2022년에는 주력인 벌크선 뿐 아니라 컨테이너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제고되며 실적이 급등했다. 2022년만 봐도 매출액 6조4203억원, 영업이익 7896억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팬오션이 하림그룹 전체 매출액의 42.8%를, 영업이익은 86.7%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팬오션의 이자·세금차감전이익(EBIT)은 하림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을 추월하며 하림지주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도 해냈다. 팬오션이 3년(2020~2022년)간 모회사 하림지주에 올려 보낸 결산배당금이 877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제일사료(290억원), NS홈쇼핑(247억원) 보다 3배 이상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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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으면 그늘도 존재하는 것처럼 하림그룹은 팬오션 인수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탓에 2015년 금융감독원에서 지정하는 '주채무계열'에 편입됐다. 주채무계열이란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빚이 많은 계열(그룹)을 주채권은행으로 하여금 재무구조 평가 등 통합 관리하게 하는 제도다. 즉 주채무계열에 새로 포함된 기업집단은 전년도에 빚이 많이 늘었다는 뜻이다.


문제는 하림그룹의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유난히 빠르다는 점이다. 하림그룹의 신용공여액 순위는 2015년 37위에서 ▲2016년 32위 ▲2017년 28위 ▲2018년 26위 ▲2019년 21위 ▲2020년 19위로 5년 새 18계단이나 상승했다. 이 기간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기업집단 중 신용공여액 기준 순위가 10계단 이상 상승한 곳은 하림그룹이 유일했다. 아울러 하림은 2021년 21위, 2022년 19위, 2023년 20위 등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림의 신용공여 순위가 높은 것은 차입 부담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주사인 하림지주의 차입금의존도는 2015년말 기준 58.5%로 전년 대비 11.5%포인트 상승했으며, 부채비율 역시 261.7%로 79.2%포인트나 올랐다. 이 회사의 총 차입금이 4조317억원으로 같은 기간 143.8%(2조3779억원) 급등했기 때문이다. 팬오션 인수를 위해 차입금을 늘렸던 데다 팬오션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차입금 역시 1조5000억원을 상회한 영향이다.


이후 양호한 해운업(팬오션)의 성적과 주력 자회사인 ▲하림 ▲선진 ▲NS홈쇼핑 등의 수익실현으로 재무부담이 소폭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차입금의존도가 48%를 상회하는 등 위험수준을 이어갔다. 통상적으로  30% 이상인 경우 재무 위험이 커지며 40% 수준이면 재무 위험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하림그룹이 선박 투자를 포함한 그룹 차원의 핵심사업 강화, 신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가 계획돼 있어 재무부담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특히 대규모 개발사업인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의 경우 그룹의 자금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나 사업 진행과정에 따라 부담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해운업에 대해 의존도가 높은 점을 위험요소로 꼽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는 "해운사업의 영업이익 증가로 순차입금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감소 추세에 있지만,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부분이 큰 만큼 향후 해운업의 업황에 따라 차입금 상환 리스크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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