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3E 12단 3분기 '양산'
곽노정 사장 "내년까지 HBM 거의 완판, 중장기 연평균 60% 성장 예상"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15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이 2일 이천 본사에서 'AI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제공=SK하이닉스)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대부분 솔드아웃(완판) 됐습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오는 3분기부터 5세대 제품인 HBM3E 12단 제품을 양산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 HBM3E 12단 제품을 첫 개발하고,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내 양산한다는 계획을 밝히자 시장 선두 SK하이닉스도 이틀 만에 응수하며 시장 패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AI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메모리 기술력 및 시장 현황, 청주·용인·미국 등 미래 주요 생산거점 관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과 김주선 사장(AI Infra 담당), 김종환 부사장(D램개발 담당), 안현 부사장(N-S Committee 담당), 김영식 부사장(제조/기술 담당), 최우진 부사장(P&T 담당), 류병훈 부사장(미래전략 담당), 김우현 부사장(CFO)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날 곽 사장은 SK하이닉스가 HBM, TSV 기반 고용량 D램, 고성능 eSSD 등 각 제품별 업계 최고의 기술 리더십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현재 AI는 데이터센터 중심이지만, 향후 스마트폰, PC, 자동차 등 온디바이스(On-Device AI)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라며 "AI에 특화된 '초고속, 고용량, 저전력'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질적 성장을 위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수익 제품 중심의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더 높일 것"이라며 "수요 환경에 대응하는 투자 방식으로 캐시(현금) 수준을 높여 재무 건전성도 높이겠다"고 전했다.


올해 HBM 시장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HBM3E 12단 제품도 3분기 양산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견고히 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그는 "HBM 기술 측면에서 보면, 당사는 시장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을 5월에 제공하고, 3분기 양산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며 "현재 당사 HBM은 생산 측면에서 보면 올해 이미 솔드아웃(완판)인데, 내년 역시 거의 솔드아웃됐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HBM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리스크는 줄어들 것"이라고 일축했다. 공급사 캐파(생산능력) 확대로 HBM 시장이 공급 과잉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일부 우려도 있으나, 올해 이후 HBM 시장은 여전히 AI 성능 향상을 위한 파라미터(Parameter) 증가 및 모달리티(Modality) 확대, AI 서비스 공급자 확대 등 다양한 요인으로 데이터와 모델 사이즈가 증가하면서 급격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곽 사장은 "중장기적으로는 HBM 수요처가 다변화하면서 연평균 60% 정도의 수요 성장이 예상되고 HBM 시장은 기존 코모디티(commodity)와 다르기 때문에 고객 수요 기반으로 투자 집행하는 측면 강하고 과잉 투자 억제할 수 있는 특징 있다"고 밝혔다. 


AI 반도체 광풍과 함께 산업 구조에 급격한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HBM뿐만 아니라 고용량 D램을 비롯한 차세대 제품 개발에도 힘쓴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HBM4와 4E, LPDDR6, 300TB SSD뿐만 아니라 CXL 풀드 메모리(Pooled Memory) 솔루션, PIM(Processing-In-Memory) 등 혁신적인 메모리를 함께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주선 사장(AI Infra 담당),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 안현 부사장(N-S Committee 담당), 김우현 부사장(CFO). (제공=SK하이닉스)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담당 사장은 "D램에서는 HBM3E와 256GB 이상의 초고용량 모듈을 양산하고 있으며, 세계 최고 속도의 LPDDR5T도 상용화했다"며 "낸드에서도 업계 유일의 60TB 이상 쿼드레벨셀(QLC) 기반 SSD를 공급하는 등 세계 최고의 AI 메모리 공급사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메모리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회복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일부에서 가동률 회복에 따른 수급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HBM은 다이 사이즈도 크고 공정수도 많아 HBM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의 생산 캐파 할당 증가로 일반 D램 생산은 줄어들 가능성 크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하반기부터는 PC, 모바일, 일반 서버 등 시그널 괜찮음 전통적인 응용처 수요도 개선되며 메모리 시장은 더욱 안정적인 성장을 해 갈 것"이라며 "당사의 가격 네고, 물량 협상 상황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고 공급 업자에 우호적인 가격 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메모리 시장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가 오랜 기간 연구개발해온 독자 기술인 HBM 패키징 기술인 'MR-MUF'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MR-MUF 기술이 높은 단수의 HBM 구현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며 이미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 기술로 HBM3 12단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닉스는 HBM4에도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해 16단 제품을 구현할 예정이며, 하이브리드 본딩(Hybrid bonding) 기술 역시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최우진 P&T담당 부사장은 "어드밴스드 MR-MUF는 MR-MUF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신규 보호재를 적용해 방열 특성을 10% 더 개선했다"며 "결과적으로 어드밴스드 MR-MUF는 칩의 휨 현상 제어(Warpage control)에도 탁월한 고온·저압 방식으로 고단 적층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이며, 16단 구현까지 순조롭게 기술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청주 M15x와 용인 클러스터 관련 계획도 밝혔다. M15x는 연면적 6만3000평 규모의 복층 팹으로, EUV를 포함한 HBM 일괄 생산 공정을 갖출 예정이다. TSV 캐파 확장 중인 M15와 인접해 있어 HBM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식 부사장은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첫 팹 가동 전에 캐파 확대가 필요했고, 이미 부지가 확보돼 있는 청주에 M15x를 건설하기로 했다"며 "내년 11월 준공 후 2026년 3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하는 용인 클러스터는 총 415만㎡(약 126만평) 규모 부지에 회사 팹 56만평,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협력화 단지 14만평, 인프라 부지 12만평 등으로 조성된다.


김 부사장은 "하이닉스는 팹 4기를 순차적으로 이곳에 구축할 계획이며, 협력화 단지에는 국내외 소부장 업체들이 입주해 SK하이닉스와 협업해 반도체 생태계를 키워갈 것"이라며 "클러스터에는 미니팹도 건설해 국내 소부장 업체가 시제품을 실제 양산 환경과 비슷한 환경에서 검증하고 기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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