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로지스틱스, 계열사 등에 업고도 수익 '낙제'
계열사 내부거래 비율 99%…3년간 145억 영업적자 그쳐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17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신사 로지스틱스 물류센터에서 운영 중인 합포장 로봇(제공=무신사)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무신사그룹에서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무신사로지시틱스가 3년째 영업적자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기업인 무신사 스탠다드(PB) 사업이 호조를 보인 덕분에 물류 배송을 담당하는 이 회사 역시 매출 증대 효과를 누렸지만 자체적인 역량 강화는 미진했던 부분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시장에선 무신사로지스틱스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높은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고 3자 물류(3PL) 등 외부사업을 늘려나가야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017년 설립된 무신사로지스틱스는 무신사를 등에 업고 급격한 외형성장을 이뤄왔다. 실제 이 회사가 감사보고서를 첫 제출한 2021년만 해도 매출액은 268억원에 불과했지만 2022년 456억원, 2023년 717억원으로 2년 만에 2.7배 가량 성장했다.


이는 무신사 및 특수관계자의 성장 덕분에 택배물량이 자연스레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무신사로지스틱스는 무신사 스탠다드(PB)의 물량을 소화하고 있는 만큼 스탠다드 판매 호조에 따라 매출증대 효과를 누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스탠다드의 매출액은 2020년 1100억원에서 2023년 2000억원 중반대로 2배 이상 불어났다.


이에 무신사로지스틱스는 무신사와 내부거래로만 외형을 확대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지난해만 봐도 이 회사는 무신사로부터 6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무신사로지스틱스의 전체 매출의 92%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무신사 계열사인 ▲무신사트레이딩(40억원) ▲에스엘디티(21억원) ▲어바웃블랭크앤코(5억원) 등도 무신사로지스틱스의 매출을 올려줬다. 그 결과 전체 매출액 가운데 100%가 모두 계열사와 거래로 이뤄졌다.


앞서서도 상황은 매한가지였다. 무신사로지스틱는 2021년(268억원)과 2022년(456억원) 총 매출액 가운데 각각 98.9%(268억원), 97.9%(456억원)을 무신사를 비롯한 계열사로부터 거뒀다. 결과적으로 그룹사들의 일감 지원이 무신사로지스틱스의 성장에 크게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회사가 외형 성장과는 달리 수익성은 좋지 않다는 점이다. 무신사로지스틱스는 최근 3년(2021년~2023년)동안 누적 14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물류센터에 합포장 로봇을 도입하는 등 설비투자 비용도 지속되고 있다. 이 회사의 자본적지출(CAPEX)은 연간 61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벌어들인 돈이 없다 보니 외부차입을 늘릴 수 밖에 없었다. 무신사로지스틱스의 총 차입금은 2021년 120억원에서 2023년 370억원으로 208.3% 급증했다. 이에 차입금의존도는 55.6%, 부채비율은 295.6%로 통상 안정적으로 평가하는(차입금의존도 35%, 부채비율 200%) 수준을 훌쩍 넘겼다. 그 결과 2021년(182억원)과 2023년(1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무신사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시장에선 무신사로지스틱스가 자체적인 경영 안정과 함께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계열사에 대한 매출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무신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연결기준 실적에는 차이가 없어서 물류 자회사의 수익성을 챙겨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 회사의 CAPEX 규모가 크다보니 추가적인 비용이 많이 발생할텐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모회사 의존에서 탈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무신사 외에 3PL 등 외부로 사업을 확대해 하는 게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무신사의 2,3 물류센터 물량도 외주를 주는 상황이다 보니 딱히 경쟁력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무신사로지스틱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무신사로지스틱스는 입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무신사 스탠다드(PB) 및 일부 입점 상품을 소화하고 있다"며 "지난해 운영비 상승과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운영 효율화를 꾀하고 풀필먼트 대상 브랜드를 확대해 수익성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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