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산업, PF보증 1천억 남양주 물류창고 떠안아
시행사 채무상환 차질 빚자 직접 인수 결정…탄탄한 재무여력 눈길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17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 ONE 물류창고' 위치. (사진=네이버 지도)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화성산업이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1000억원 규모 물류창고를 품었다. 해당 물류창고는 과거 화성산업이 시공을 맡은 뒤 시행법인에서 일으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채무보증을 제공했던 사업장이다.


PF대출 만기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시행사가 채무상환에 차질을 빚자 화성산업은 해당 물류창고를 직접 양수하기로 했다. 화성산업은 채무보증 의무 해소와 함께 향후 부동산 투자수익까지 도모한다는 방침인데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다진 덕분에 1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화성산업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798 일원에 위치한 '별내 ONE 물류창고'를 양수하기로 했다. 양수금액은 1082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화성산업의 자산총액(9916억원) 가운데 약 11%에 해당한다.


화성산업은 지난 2021년 7월 별내 ONE 물류창고의 시행법인인 '옳은생각'과 도급계약을 체결했었다. 이후 옳은생각이 일으킨 PF대출에 대해 채무인수를 약속하는 보증을 제공했다.


옳은생각은 지난해 4월 별내 ONE 물류창고 매각을 위해 존스랑라살(JLL)과 에스원(S1)을 자문사로 선정했다. 매각을 통해 개발 수익을 실현할 계획이었지만, 마땅한 인수후보를 찾지 못해 결국 채무보증을 제공한 화성산업이 물류창고를 떠안은 셈이다.


화성산업이 별내동에 위치한 물류창고를 인수하기 위해 부담해야 할 금액은 부가세를 포함해 1149억원으로 책정됐다. 화성산업은 시행사로부터 279억원 규모 공사비를 받지 못해 이를 매출채권으로 들고 있었고, 이 가운데 유보금 3억원을 제외한 276억원을 전체 거래대금과 상계해 총 873억원을 현금으로 일시에 납부했다.


화성산업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총 2275억원이다. 물류창고 인수에 현금 873억원이 소요된 점을 놓고 보면, 전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38%가량을 한방에 투입한 셈이다.


상당한 규모의 현금이 일시에 유출됐음에도 화성산업의 유동성지표는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화성산업의 유동자산 규모는 7983억원, 유동부채 규모는 3443억원이었다. 유동자산이 유동부채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2.3배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1년 안에 해결해야하는 부채(유동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유동성 여력을 보여준다. 보통 유동비율이 2배 이상일 때 우수한 단기 재무건전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한다.


별내동 물류창고에 투입된 현금 및 매출채권 등 영향을 반영하면 유동자산 규모는 6833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유동비율은 약 2.0배로 추산된다. 1000억원 이상의 유동성 여력이 소진됐음에도 유동비율은 여전히 2배 수준을 유지하는 셈이다.


화성산업은 건설 자재비 급증 및 고금리 등 여파가 본격화하기 전인 2021년까지 마이너스(-) 순차입금 상태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며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다졌다. 순차입금은 전체 차입금에서 예금 등 금융자산과 현금을 차감한 금액을 말한다.


2021년 말 화성산의 총차입금은 1543억원이었는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399억원에 이르렀다. 순차입금은 -1856억원인데, 보유 현금성 자산으로 차입금을 모두 상환해도 1856억원이 남는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화성산업이 풍부한 유동성 및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다져둔 덕분에 건설업황 침체기에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PF 우발채무를 떠안을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화성산업은 "채무인수 의무 해소 및 공사미수 채권회수, 부동산 투자수익 도모 등을 위해 별내 ONE 물류창고 양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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