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밀화학, ‘스페셜티’ 투자 마중물 되나
‘알짜사업’ 이례적 투자…다른 사업에도 확대할까


[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소극적인 투자 성향을 보여왔던 롯데정밀화학이 메셀로스 사업에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롯데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경상적인 설비투자만 지속해오던 롯데정밀화학이 이번 설비투자를 계기로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정밀화학은 ‘알짜 사업’인 메셀로스 설비 증설을 위해 115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투자로 메셀로스 생산능력(캐파)은 1만3000톤이 추가돼 총 6만톤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투자기간은 올해 2분기부터 내년 4분기까지다.


1964년 한국비료공업으로 설립된 롯데정밀화학은 2016년 2월 롯데그룹으로 편입됐다. 사업부문은 크게 염소, 셀룰로스, 암모니아, 전자재료 4개 계열로 나뉜다. 염소계열은 가성소다, ECH가 대표적이며, 셀룰로스 계열은 메셀로스, 헤셀로스, 애니코트로 구성된다. 암모니아계열은 유록스, 전자재료 계열은 토너 등으로 각각 이루어져 있다.


사업군 중에서 이익을 가장 많이 내는 사업군은 염소계열이다. 다만 염소계열은 변동성이 심해 오히려 비교적 수익성이 높고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사업군인 셀룰로스 계열이 주목을 받고 있다.


투자를 결정한 메셀로스 사업 역시 셀룰로스 계열로, 식물성 펄프를 원료로 사용하는 스페셜티 화학제품이다. 건축용 시멘트, 생활용품에 첨가돼 점도를 높이고 보습 효과를 강화하는 원료로 사용된다. 메셀로스의 국내 점유율은 60%를 넘어서면서 알짜 사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메셀로스 사업의 평균가동률이 98.1%까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2013년부터 작년 초까지 336억원을 투자한 게 전부였다. 이유는 롯데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웬만한 투자를 꺼려왔기 때문이다. 이에 보유 현금 대비 차입금도 현저히 낮다. 2018년 말 롯데정밀화학의 현금성자산은 3155억원인 반면, 총차입금은 799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이례적인 투자 행보로 해당 사업의 국내 입지를 강화해 전체 실적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몸집을 불리고 있는 롯데케미칼이 자회사 합병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스페셜티 사업 투자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의 에틸렌에 국한된 사업구조를 스페셜티부문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롯데정밀화학이 메셀로스를 시작으로 다른 공정에도 활발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의 대부분 공정은 90% 이상의 가동률을 나타내고 있다. 가성소다부문과 염화메탄, ECH 부문의 평균가동률은 작년 기준 각각 93.6%, 93.92%, 97.42%에 달했다. 현금창출력이 증가하면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2015년 816억원, 2016년 1128억원이었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018년 2915억원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실적도 받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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