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IPO 그 후
카카오게임즈, 실적 부진·이자 부담 확대 '이중고'
② '오딘' 실적 반토막, 대규모 CB 상환 등 잇단 악재…IP 개발도 숙제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15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 (제공=카카오게임즈)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주요 게임인 '오딘:발할라 라이징(오딘)'의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최근 대규모 전환사채(CB) 조기상환 요청으로 차입금 등 이자발생부채가 늘어난 탓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퍼블리싱 중심 게임회사로서의 한계에 봉착하면서 카카오게임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자체 IP 개발에 성공해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3일 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365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1947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87% 증가한 수치다.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타 대형 게임사들이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라이온하트 2021~2023년 당기순이익‧매출 추이. (출처=증권신고서)

카카오게임즈의 대표적인 캐시카우(Cash Cow)로 꼽히던 오딘의 실적 부진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오딘의 개발사인 라이온하트의 매출은 2022년 2018억원에서 2023년 1183억원으로,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25억원에서 667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오딘의 실적 부진은 자회사 지분 평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2021년 11월 라이온하트의 지분 30.37%를 인수한 카카오게임즈의 100% 자회사 'Kakao Games Europe B.V.'의 장부가액은 7164억원에서 2283억원으로 약 4881억원 줄었다. 이는 고스란히 카카오게임즈의 실적에 반영됐다.


최근 몇 년간 '아키에이지 워', '에버소울' 등 카카오게임즈의 기대작들의 실적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가운데, '매출 효자' 노릇을 하던 오딘마저 수익성 악화를 겪자 게임업계에서는 퍼블리싱과 인수합병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온 게임사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주로 완성된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방식의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어, 장기 불황 등 시장의 특수한 상황 발생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앞으로도 강력한 자체 IP를 개발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이 같은 상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게임즈 2020~2023년 이자비용‧부채 관련 데이터. (출처=증권신고서)

문제는 카카오게임즈가 매출 하락과 함께 유동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어, 막대한 자금 투입이 필요한 차기 IP 개발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이자발생부채는 지난 2020년 781억원에서 지난해 1조3080억원으로 1500% 늘어났다. 이자비용 역시 49억원에서 397억원으로 710%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1일 3700억원 규모의 CB를 조기 상환하면서 카카오게임즈의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번 조기상환은 기업의 미래 성장에 배팅했던 투자자들이 등을 돌린 탓이다. 


이는 주가 흐름을 통해 엿볼 수 있다. 2021년 3월 50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할 당시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기업공개(IPO) 공모가(2만4000원)의 3배가 넘는 8만원을 기록했다. CB 전환가액은 주당 5만2100원이었다. 당시 CB를 인수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2만원대 초반으로 하락하면서 CB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손실을 보게 되는 상황에 부닥치면서 투자자의 조기 상환 요청으로 이어진 것이다.


카카오게임즈 전환사채(CB) 발행 정보. (출처=증권신고서)

IB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과거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아 발행 CB의 표면이자율·만기이자율을 0%로 책정한 것이 되려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CB 전환을 통해 수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이자도 받지 못하고 있어 조기상환을 요청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CB 상환을 위해 보유중인 현금성 자산 외에도 추가적인 자금 차입을 한 것으로 알려져 이자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다음 CB 조기상환 청구시기인 오는 9월 말까지 카카오게임즈의 주가 및 실적이 회복되지 않으면, 925억 규모의 잔여 CB 역시 조기상환 청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추가 차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는 규모를 감안하면 현금성 자산 여력이 양호한 편으로, 별도의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은 없다"며 "오딘 등 현재 퍼블리싱중인 게임 서비스의 질을 높이거나, 개발 자회사 인수를 통해 확보한 개발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에 앞장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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