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IPO 그 후
주가 반토막 난 크래프톤, '차기작 흥행' 필수
①배틀그라운드 실적 '정체'…'IP 유통기한' 극복 방안 필요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14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제공=크래프톤)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크래프톤의 현재 주가는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가격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크래프톤의 최고 흥행작인 배틀그라운드(PUBG: BATTLEGROUNDS)의 실적이 정체된 탓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회사의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차기작 흥행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2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지난달 30일 주가는 23만9500원으로, 공모가인 49만원의 절반 이하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10월 14만5900원까지 하락했던 것과 비교해 64%가량 반등했으나,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크래프톤의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IPO 당시 40배에서 현재 20배 미만으로 떨어졌다. 


크래프톤 2021~2023년 매출‧영업이익. (출처=전자공시시스템)

크래프톤의 실적은 증시에 상장했던 2021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출시된 배틀그라운드가 국내·외에서 여전히 견조한 인기를 얻고 있어서다. 지난 3년(2021~2023년) 간 크래프톤 매출은 1조8854억원에서 1조9106억원, 영업이익은 6506억원에서 7680억원으로 소폭 올랐다. 


다만 IPO 당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감안하면 크래프톤의 실적은 정체된 수준이라는 평가다. 지난 2021년 상장 후 발표된 신한금융투자 리포트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추정 영업이익은 2022년 1조398억원, 2023년 1조1471억원이었다. 매출도 2022년 3조원, 2023년 3조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추정치는 현재 크래프톤의 성적과 괴리가 크다. IB업계에선 크래프톤 IPO 당시 가장 큰 불안 요소로 지적된 매출 쏠림 현상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이후 내놓은 차기작이 줄줄이 부진하며, 매출액 대부분이 여전히 배틀그라운드 관련 콘텐츠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이후 포스트 테라(TERA)라고 불렸던 엘리온(ELYON)을 시작으로, 미스트오버(MISTOVER)와 썬더티어원(Thunder Tier One) 등을 출시했으나 큰 소득 없이 서비스를 종료했다. 크래프톤 산하의 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Striking Distance Studios)이 제작하며 기대를 모았던 칼리스토프로토콜 역시 기대 이하의 전투시스템과 적은 볼륨 등으로 유저들에게 실망을 안기며 흥행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원 히트 원더'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NC소프트·웹젠과 같은 양상을 띨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NC소프트와 웹젠은 리니지·뮤(MU)로 메가히트를 기록했으나, 차기작들이 흥행에 실패하며 최근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20년간 원 IP인 리니지·뮤를 기반으로 각각 10개 이상의 후속작을 내며 실적을 유지했지만, 최근 실적과 주가가 동반 하락하며 한계를 보이는 모습이다.


실제로 NC소프트와 웹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1년 대비 각각 63%, 51% 줄었다. 지난달 30일 기준 주가 역시 각각 17만6100원, 1만6330원으로, 2021년 고점 대비 82%, 66% 하락했다. 게입업계에서 흥행한 프랜차이즈 게임 IP(지식재산권)의 '유통기한'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2024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다크 앤 다커. (제공=크래프톤)

결국 시장의 눈은 크래프톤의 차기작 흥행 여부에 쏠린다. 크래프톤의 하반기 최대 기대작인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은 지난달 24~28일 진행된 클로즈베타(CBT)에 참여한 유저가 5만명에 이르는 등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이 밖에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개발 중인 '눈물을 마시는 새' 역시 유저들 사이에서 기대작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이들의 흥행 결과에 따라 크래프톤의 향후 주가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의 매출은 해외 매출 증가 등으로 여전히 우상향 하는 중"이라며 "이 밖에 올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다크 앤 다커와 인조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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