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개발 불충분·유동성 부족 코인 '퇴출'
상장폐지 가상자산들, 전체 거래량 90%이상 업비트 차지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4일 14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원재연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자산 약 30종에 대해 상장폐지 및 유의종목 지정을 알렸다. 이번에 공지된 종목들은 모두 대다수가 업비트 혹은 국내 거래소 위주로 거래가 되거나, 개발 진척이 더딘 프로젝트들로 드러났다.


업비트는 지난 11일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자산 30종에 대해 상장폐지 및 유의종목 지정을 공지했다. 이중 원화(KRW) 거래가 중지된 것은 마로(MARO), 페이코인(PCI), 옵져버(OBSR), 솔브케어(SOLVE), 퀴즈톡(QTCON)등 5개 종목이다.


공식적인 입장에 따르면 해당 종목들의 제거 사유는 '내부 기준 미달'이다. 업비트에 따르면 특정 가상자산에 대해 거래 지원을 종료하는 사유는 ▲법령에 위반되거나 정부 기관 또는 유관 기관의 지시 또는 정책에 의해 거래 지원이 지속되기 어려울 경우 ▲해당 가상자산의 기반 기술에 취약성이 발견되는 경우 ▲해당 가상자산에 대해 사용자들의 불만이 계속적으로 접수되는 경우 등이며, 상기 사유와 유사하거나 업비트 사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경우에도 상장을 폐지한다. 


업계에서는 오는 9월을 기한으로 하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대비해 업비트측이 해당 기준보다 더 높은 잣대로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 이번에 공지된 목록에는 개발 진척이 더딘 프로젝트나, 국내 거래소내 거래량 비중이 다소 높아 시세조작의 위험이 큰 가상자산이 대거 포함됐다.


앞서 업비트는 이번에 거래가 중지된 일부 프로젝트들에 사전에 개선 방향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었다. 퀴즈톡(QTCON)이 지난달 업비트로부터 전달 받은 소명 항목은 ▲개발활동 및 업데이트 부족 ▲적은 온체인 보유자 수 ▲적은 온체인 트랜잭션 ▲적은 유동성 등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이에 대해 추후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으나, 업비트측은 상장 폐지로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퀴즈톡에 대한 업비트의 소명서와 개발 진척 상황 / 자료 = 업비트, 깃허브

같은날 거래 중지가 공지된 다른 프로젝트들 역시 개발 진척 상황이 공개되지 않거나 업데이트가 부족했다.


소스코드 관리 플랫폼 깃허브에 따르면 퀴즈톡의 경우 지난해 4월 이후 업데이트가 없었으나, 업비트의 개선 권고 이후인 지난 27일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마로는 지난해말 TTC에서 리브랜딩 이후 개발이 멈췄으나 업비트가 상장 폐지를 예고하기 직전인 지난 10일 SDK(소프트웨어개발키트) 업데이트만을 일부 실시했다. 이외에도 페이코인은 소스코드와 개발 진척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된 특징은 최근 대부분의 거래량을 업비트에서만 소화해 내고 있었다는 점이다. 국내 거래소 유통량이 많고, 적은 거래소에서 거래될수록 시세 변동에 취약하고 가격 조작이 용이하다. 


옵저버의 경우 국내 거래소 업비트와 코인원, 빗썸에 상장이 돼 있었으나 전체 유통량중 업비트 거래 비중이 99%에 달했다. 퀴즈톡 역시 업비트 유통량이 95%이상을 차지했으며, 마로, 페이코인, 솔브케어 역시 대부분의 기간 동안 90%이상의 거래량이 업비트에서 거래됐다.


상장된 거래소 수가 적고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위주로 거래가 되고 있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전체 시가총액 2조원가량인 페이코인의 경우 거래가 가능한 마켓(거래소와 거래소내 페어수 합)이 업비트와 코인원, 후오비 코리아, 지닥 등 국내 거래소를 포함해 약 9개 뿐이다. 가상자산 시세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기준 이와 비슷한 약 2조원가량의 시가총액을 넘나드는 다른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경우, 테라는 약 58개 마켓, 클레이튼의 경우 45개 마켓에서 거래 가능하다. 


이들 프로젝트들은 업비트에서 거래가 중지된 이후 대다수의 유통량이 다른 소수의 국내 거래소로 옮겨간 모습이다. 퀴즈톡과 옵저버의 경우 상장폐지 공지 이후 상장된 다른 거래소인 빗썸이 현재 100%에 가까운 유통량을 소화하고 있으며, 마로는 비박스(Bibox)거래소에서 95%가 거래되고 있다. 


한편 이번에 거래가 종료되는 일부 프로젝트는 업비트측의 일방적인 상장 폐지 공지로 3일만에 가격이 50%이상 폭락했다. 페이코인 등 일부 프로젝트는 이와 관련해 업비트측에 소명을 요구하고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페이코인 관계자는 "아직 업비트 원화마켓에서 거래가 중지된 것 뿐 다른 거래소에서는 아직 거래할 수 있다"며 "사전 공지를 받지 못한 상장 폐지와 관련해 업비트측에 문의를 넣은 상황"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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