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바이오니아식의 소통법
연이은 지적사항 개선 긍정적…반론권 포기는 아쉬워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08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사진=바이오니아 홈페이지 갈무리)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기업이든 개인이든 스스로 소통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외부평가는 다른 게 현실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상대에게 진심이 전해지지 않으면 박한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바이오니아식 소통은 긍정적인 부분도 있으나 아쉬움도 크다. 최근 대표 고액 연봉 및 공시 누락, 과대광고 논란, 미진한 IR자료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의지 등에 대한 기사들과 관련해 회사가 보였던 반응이 그렇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이사의 올 연봉은 24억원이다. 급여로만 놓고 보면 제약‧바이오 업계최고 수준이다. 그의 연봉은 코로나19 이후 수직 상승했다. 코로나 진단키트와 건강기능식품에서 소위 대박이 터지자 매년 연봉이 4억원씩 치솟았다. 하지만 연봉이 너무 급히 올라서인지 이에 대한 공시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재작년 매월 1억2500만원씩, 총 15억원의 급여를 받았는데, 그해 반기보고서에 5억원 이상 보수를 지급 받은 임원이 없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이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가 나가자 빠르게 정정공시를 냈다. 


다른 기사들에 대한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작년 2분기 IR자료가 정확한 실적 분석 대신 자의적 해석을 담아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지적을 받자 곧장 게시판에서 자료를 내렸다. 또, 탈모 완화 화장품 '코스메르나'(CosmeRNA)의 과대광고 논란 땐 회사 유튜브 해시태그(#)에 포함된 '탈모치료' 문구를 삭제했다. '화장품 영업자나 판매자는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를 해선 안 된다'는 화장품법에 맞춰 문구를 바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ESG 경영 관련 홈페이지 화면도 교체됐다. 회사는 작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내 ESG 위원회 설립이 부결된 후 안건 재상정 등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올 ESG평가에선 통합 'D'(매우 취약) 등급의 낙제점을 받았다. D등급은 '매우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체제 개선을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하지만 홈페이지에는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 설치 및 RE100(사용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캠페인) 달성을 위한 로드맵 구축 ▲바이오 기술 기반의 탄소중립 신기술 개발 등의 내용이 유지됐고, 기사가 나간 후 사라졌다. 


기사를 작성한 입장에서 이 회사에 생긴 변화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록 문제와 지적들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듣진 못했지만 회사도 싫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개선을 이뤄낸 점에서 나름의 소통(?)이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변화가 앞으로의 사업 진행 및 공시 등 정보 전달에 더 많은 주의와 노력으로 이어져 회사 발전의 계기가 된다.  


다만 반론권 자체를 포기한 점은 큰 아쉬움이 남는다. 대표 고액 연봉 및 공시 누락을 제외한 다른 사안에 있어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독자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까닭에서다. 회사 입장에서 언론 대응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가치 제고가 단순 외형 성장에 그치지 않는단 점도 분명하다. 바이오니아가 더 큰 기업, 더 나은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서로 오해 없이, 뜻이 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소통'에 나서야 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기자수첩 833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