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지배구조의 명암
㈜효성, 담보대출 만기 5·7월에 집중
[효성 지배구조의 명암] ③지분 37%, 대출기간 3~6개월로 짧아…주가 방어에 총력

‘공정경제’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업정책은 이전과 180도 달라졌다.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앞세워 순환출자 해소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대대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형 기업집단들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통과를 하지 않았지만 선제적으로 기업지배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효성그룹도 마찬가지다. 형제간 경영분쟁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조현준’ 회장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효성 지배구조는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향후 총수 일가의 유동성 상황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조현준 회장 일가의 주식담보대출은 규모도 방대하지만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리스크 요인도 다양하다. 대부분의 담보대출 만기가 1년 이내로 짧아 주가가 하락할 경우 추가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금융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도 고민이다. 반대매매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 효성은 주가관리에 여념이 없다.


◆담보대출 만기, 대부분 3~6개월


조현준 회장 일가가 가장 많은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은 ㈜효성의 경우 1건을 제외하고는 모든 대출만기가 1년 이내다. 조석래 명예회장이 2017년 10월 국세청에 담보로 맡긴 지분 0.25%는 만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 만기가 1년인 담보대출도 3건에 불과하다. 조현준 회장(4.76%)과 조현상 총괄사장(3.33%), 송광자씨(0.34%)가 각각 한국증권금융에 맡긴 지분으로 8.43%다.


나머지 지분 37.3%는 담보대출 만기가 3개월과 6개월에 불과했다. 담보대출 계약자는 NH투자증권,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등 16개 증권사에 하나은행을 포함해 17개사에 달했다. 효성그룹의 나머지 상장 계열사도 국세청과 한국증권금융에 맡긴 지분을 제외하면 만기가 모두 1년 미만이다.



조 회장이 KB증권에 맡긴 효성ITX 지분 6.88%의 만기도 6개월이다. 효성티앤씨도 국세청(0.11%)과 한국증권금융(3.12%)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 8.69%의 만기가 1년 미만이다. 효성중공업은 국세청(0.39%), 한국증권금융(0.34%)을 뺀 지분 12.56%의 만기가 3개월과 6개월로 나눠져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국세청과 한국증권금융에 맡긴 지분 2.89%의 만기가 1년 이상이었고 나머지 지분 11.05%는 6개월 이하였다. 효성화학도 국세청(0.39%)과 한국증권금융(0.53%)에 맡긴 지분을 제외한 11.39%의 만기가 각각 3개월과 6개월이었다.


이는 금리와 주가 변동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금융회사들이 리스크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담보기간을 짧게 설정한 것이다. 증권사와 달리 리스크 관리 수준이 높은 시중은행이 단 한곳(하나은행)뿐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길어질수록 리스크도 그만큼 상승한다”며 “최근 시장 금리가 상승세인다가 담보물인 ㈜효성의 주가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에 만기를 6개월 이내로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 자회사는 지지부진


만기가 짧다보니 대부분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이 연내 만료한다. ㈜효성의 경우 오는 5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지분이 18.85%에 달한다. 이어 7월에는 18.23%다. 조 회장이 홀로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맺은 효성ITX의 만기는 오는 8월이다. 효성티앤씨는 4월 2.83%, 5월 2.87%, 6월 2.95%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이 줄줄이 해지된다.


효성중공업은 오는 5월에 지분 3.51%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만기가 풀린다. 이어 3월 3.27%, 4월 2.43%의 지분에 대해 새롭게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효성첨단소재는 5월이 고비다. 담보주식 수의 절반에 가까운 6.24%의 만기가 돌아온다. 이어 6월에도 2.97%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이 해지된다. 효성화학의 경우 6월에만 4.3%의 지분에 대해 새롭게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4월에도 이와 비슷한 지분 4.22%의 만기가 도래한다.


올 상반기에 담보주식의 만기가 대거 도래하는 효성그룹의 최대 과제는 주가 방어다.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효성 계열사별로 주가를 살펴보면 상황은 제각각이다. 주가 방어의 필요성이 가장 큰 지주사 ㈜효성의 주가가 가장 양호하다. 지난해 7월 인적분할 당시 5만원 중반대로 시작해 최근에는 7만원 후반대까지 상승했다. 20일 기준 7만 8300원이다.


반면 ㈜효성에 비해 담보주식수가 비교적 적은 자회사들의 주가는 부진한 편이다. 효성티앤씨의 경우 지난해 7월과 비교해 주가 하락률이 가장 높다. 24만 7500원으로 시작했지만 20일 기준 18만 9000원으로 하락했다. 효성첨단소재도 마찬가지다. 16만원으로 시작해 20일 기준 13만 7500원으로 떨어졌다. 그나마 9만원대까지 떨어진 주가가 최근 상승한 것이다.


효성중공업도 5만 5600원이던 주가가 20일 기준 4만 450원까지 하락했다. 효성화학의 경우 인적분할 때와 비교해 비슷한 수준의 주가를 유지한 편이다. 14만 9500원으로 시작해 20일 기준 15만 2500원으로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효성그룹이 담보주식 수가 많고 핵심 계열사인 ㈜효성의 주가를 그만큼 철저히 관리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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