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상우 기자] 금호타이어의 수익이 회복되고 있음에도 유동성 위기는 점점 커지고 있다. 현금흐름과 여윳돈이 최악인 상황에서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1조7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다만 금호타이어는 실적 개선으로 갚을 능력이 커지는 만큼 부담스럽지 않단 입장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 5곳은 올해 금호타이어가 4조755억원의 매출과 24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 중이다. 컨센서스가 부합하면 매출은 전년대비 14.5%, 영업이익은 946.4% 증가한다. 아울러 같은 기간 순이익은 마이너스(-) 775억원에서 909억원으로 흑자전환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실적 전반이 이처럼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은 판매가격 인상과 선임비, 원재료비 안정화 된 데다 유통망 재구축과 신차용타이어 신규 공급 계획 등으로 판매수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선 수익성 개선과 별개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단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보유한 현금은 물론, 영업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으로는 올해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봐서다. 금호타이어가 올해 차환 혹은 상환해야 할 차입금은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942억원에 불과하다.

아울러 최근 3년간(2020~2022년) 영업활동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긴커녕 오히려 손해만 봐왔다. 2020년 2243억원에 달했던 현금흐름이 2021년 804억원으로 급감하더니 지난해 마이너스(–) 1800억원으로 돌아섰다. 영업을 할수록 현금이 유출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임금협상을 생산직 노조와 사무직 노조로 분리해 진행하기 때문에 인건비 상승 부담도 커지고 있다. 1분기 종업원급여는 125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7.2% 증가했다. 사무직 노조는 ▲임금피크제 폐지 ▲연차수당 100%지급 ▲명절 상여금 지급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 신설 ▲승진 시 성과 평가 요소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생산직 노조는 임금이 2018년도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원하는 만큼 올해도 임금 인상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추후 이자부담이 더 커진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금호타이어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에 그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년 전 0.5%에서 3.5%까지 치솟은 점을 고려하면 금호타이어가 기존 회사채 차환에 나설 시 감내할 이자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재무구조와 이자비용이 부담"이라며 "현재 차입금 평균 이자율이 4%대나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 중 상당 부분을 금리 재조정을 통해 만기 연장할 경우 올 3분기 이후 평균 이자율이 상승해 2023년과 2024년 연간 이자비용이 각각 1300억원과 1500억원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지금 외형 자체가 커지고 이익이 나고 있어 차입금을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다"라며 "그만큼 갚을 능력이 되기 때문에 만기를 연장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