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카카오가 포털 서비스 '다음'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지만 앞길이 순탄할지는 불확실하다. 

카카오는 다음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한 뒤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커뮤니티성을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도입 역시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검색엔진 운영사들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21일 웹로그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19일 기준 국내 검색엔진 시장에서 다음의 점유율은 4.41%로 집계됐다. 네이버(57.2%) 및 구글(33.28%)과 비교해 크게 밀리는 수준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다음 점유율을 연도별로 살펴봐도 2018년 7.09%, 2019년 5.81%, 2020년 6%, 2021년 5.46%, 2022년 4.83%로 확인됐다. 다음의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음이 검색엔진 시장 경쟁에서 밀리면서 검색광고를 비롯한 관련 수익도 줄어들고 있다. 카카오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포털비즈 부문에서 매출 836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27% 줄어든 수준이다.  

연도별 포털비즈 매출을 살펴봐도 2019년 5236억원, 2020년 4780억원, 2021년 4925억원, 2022년 4241억원으로 확인됐다. 2020년부터 2021년 사이에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대체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상황을 돌파할 방법으로써 카카오는 다음의 CIC화를 선택했다. 앞서 카카오는 5월 "검색 및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서 다음 서비스의 가치에 더욱 집중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다음 사업 부문을 CIC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황유지 다음 CIC 대표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졌다. 카카오는 다음 CIC를 설립한 이유 중 하나로 '신속하고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체계' 및 '다음 서비스만의 목표 수립'을 들었다. 기존 다음사업부문장 시절보다 황 대표의 책임 역시 커진 셈이다. 

실제로 황 대표는 6월 들어 다음의 각종 서비스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먼저 다음 뉴스에 새로운 댓글 서비스 '타임톡' 베타 버전을 도입했다. 타임톡은 이용자 간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채팅형 댓글 서비스다.

그 뒤 다음 메일과 카카오 메일 서비스를 개편했다. 전체 메일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카카오 계정 하나로 다음‧카카오 메일을 동시 이용 시 메일주소를 간편하게 전환할 수 있는 등의 편의 기능 역시 추가했다. 

가장 최근에는 다음 카페 안에 오픈형 커뮤니티 공간인 '테이블'을 선보였다. 테이블 이용자는 카페 가입이나 등급 업그레이드 없이 원하는 테이블에 접속해 게시글과 댓글을 읽고 쓸 수 있다. 

이런 변화를 살펴보면 카카오의 관심사 기반 의사소통 강화 정책이 다음에도 반영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앞서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2022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는 카카오톡의 본질인 커뮤니케이션 변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는데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더불어 황 대표는 인공지능 활용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브레인은 하반기 안에 한국어에 특화된 인공지능 언어모델 '코지피티(KoGPT) 2.0'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코지피티 2.0이 다음의 검색 서비스에 접목될 수 있다.

다만 다음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검색 서비스 시장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녹록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의 '바드'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챗GPT', 네이버의 '큐:' 등 다른 검색엔진 운영사들 역시 인공지능 챗봇의 검색 서비스 접목에 힘쓰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기존 서비스를 혁신적으로 개선하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새로운 대화형 검색 서비스에 대해 기술 및 사업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