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온수역 럭비구장 개발과 관련해 대체부지 검토 대상에 오른 지역은 총 3곳이다. ▲서울 구로구 신구로 유수지 ▲은평구 진관동 ▲구리시 인창동이다.

앞서 서울시는 온수역 럭비구장 개발을 지구단위계획상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개발 지침으로 새로운 럭비구장 조성을 위한 대체부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전문체육시설인 럭비경기장의 특수성과 시설 보존 등을 고려해 대체부지 확보를 대규모 개발을 위한 선행 조건으로 내건 것이다.

서울시는 3군데 지역 중 구로 신구로 유수지를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놓고 검토하고 있다. 문헌일 구로구청장도 신구로 유수지의 재정비 필요성을 언급하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은평구 진관동은 개발제한구역인 만큼 각종 제약이 많고, 구리시 인창동은 서울 지역 밖이어서 대한럭비협회의 반대를 수용, 검토 대상에서 멀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서울시는 럭비구장 특별계획구역 지침 변경을 통해 대체부지 확보에 관한 요건을 다소 완화했다. 당초에는 대체부지 확보를 개발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지만, 이번에는 '세부개발계획 수립시 대체부지를 마련해 조성한다'로 변경했다. 

당초엔 개발 '선행' 조건이었지만, 이번에 '병행' 조건으로 바뀐 셈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지침 일부 문구가 바뀌었지만 대체부지 확보가 중요한 사실은 변함 없다"고 했다. 

현재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는 신구로유수지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주민들과 럭비협회 모두 반대하고 있어서다. 주민들은 전문체육시설이 아닌 친환경 녹지공원 등 주민친화시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럭비협회는 유수지는 전문체육시설 조성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반대하고 있다. 

실제 서울시 유수지 관리기본계획에 따르면 신구로 유수지는 서울시 52개 유수지 가운데 '시설정비형(Upgrade)' 유수지로 분류하는데, 시설정비형은 기존의 활용을 강화하는 자연형 생태공원이다. 즉 다른 용도와의 병행 이용을 금지하고 자연친화적인 유수지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는 대상인 것이다.

이 때문에 향후 신구로 유수지를 대체부지로 선정하는 데는 적잖은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럭비구장 개발 계획은 올해 상반기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통과, 건축허가 후 연내 착공이었으나 사업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착공은 사실상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업 지연은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서해종합건설에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해종합건설 측은 현재 5045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조달한 상태다. 매달 수십억원의 이자 비용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해종합건설의 지난해 단기차입금은 약 5배나 급증했다. 대체부지 확보 지연으로 향후 재무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