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마니커 모기업인 이지홀딩스(옛 이지바이오)가 야삼차게 추진했던 치킨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이 난항이다. 이지홀딩스는 육계사업을 영위하는 마니커와의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컬투치킨·또봉이통닭을 잇달아 인수했지만 좀처럼 가맹사업이 연착륙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시장에선 이 회사의 치킨프랜츠이즈들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지 못한다면 향후에도 마니커와의 시너지를 창출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마니커가 작년 기준 컬투치킨·또봉이통닭에서 올린 내부매출은 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치킨프랜차이즈를 인수한 이듬해인 2019년 82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3년 만에 31%나 쪼그라든 규모다. 이에 마니커 내부거래에서 컬투치킨·또봉이통닭이 차지하는 매출비중 역시 같은 기간 40%에서 25%로 1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홀딩스는 앞서 2011년 마니커를 인수하고 2018년 또봉이통닭과 컬투치킨까지 품에 안으며 사료사업에서 육계사업 나아가 치킨 가맹사업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시켰다. 당시 이지홀딩스는 육계사업을 영위하는 마니커가 치킨가맹점에 육계를 공급함으로써 내부매출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이에 또봉이통닭과 컬투치킨을 인수하는데만 총 104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치킨 가맹사업이 좀처럼 시장에 연착륙하지 못하면서 마니커와의 시너지도 희석되고 있는 중이다. 실제 또봉이통닭과 컬투치킨의 점포 수는 이지홀딩스 인수 직후부터 급격히 줄고 있다. 또봉이통닭의 점포 수는 2018년 545곳에서 현재 457곳으로 88개 점포가 줄었고, 컬투치킨 역시 같은 기간 91곳에서 72곳으로 19곳이 감소했다.

점포수가 줄면서 양사의 매출도 위축되고 있다. 2018년 14억원에 달했던 컬투치킨 매출액은 작년 6억원으로 57%나 급감했고, 또봉이통닭도 170억원에서 110억원으로 34%나 줄었다. 

문제는 이들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반등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단 점이다. 또봉이통닭·컬투치킨 모두 메뉴개발과 마케팅 등에서 경쟁기업에 뒤쳐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시그니처 메뉴 부재로 인한 낮은 인지도 역시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시장이 점치는 이유다. 

시장 한 관계자는 "치킨 가맹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브랜드 시그니쳐 메뉴인데 또봉이통닭이나 컬투치킨은 이런 게 없다"며 "메뉴 개발과 홍보, 마케팅 등 3박자가 맞아야 반등을 꾀할 수 있는데 두 프랜차이즈의 경우 매출이 줄고 있는 터라 사업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행보를 보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지홀딩스 관계자는 "마니커와의 시너지를 기대한 건 맞지만 사업다각화를 중점에 둔 인수였다"며 "자사 전체 매출에서 가맹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아 내부적으론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치킨사업보다는 주력인 축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