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허영수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스틱인베스트)가 올해 3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대규모 펀드 조성에 나선 덕분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하락했는데, 스틱인베스트가 내년 실적 개선을 이루기 위해서는 펀드 청산을 통한 성과보수 유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의 3분기 매출은 470억원으로 전년 동기(490억원)대비 4.2% 역성장했다. 펀드를 청산하며 벌어들이는 '성과보수'의 유입이 1억5000만원에 그친 영향이다. 다만 지난 8월 2조원 규모로 '스틱오퍼튜니티3호펀드'의 5차 클로징을 마친 덕분에 400억원 상당의 관리보수를 받아 매출 낙폭이 크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스틱인베스트가 내년 실적 개선을 이루기 위해서는 펀드 청산을 통한 성과보수가 유입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과보수는 펀드의 투자 성과가 뛰어날 경우 청산 시점에 회사로 유입되는 금액이 커 매출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회사는 지난 2014년 2210억원 규모로 조성한 '2014성장사다리M&A펀드'의 청산도 다가오고 있어 실적 상승을 기대해볼만 하다.

실제로 스틱인베스트는 해당 펀드에 두 개의 포트폴리오만 남긴 상태다. 이중 동물성 유지 제조사 '대경오앤티'는 지난 9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컨소시엄에 매각이 결정됐다. 양측은 다음달 중으로 모든 거래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회사의 구체적인 매각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스틱인베스트는 투자원금 대비 3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포트폴리오인 '쿠프마케팅'도 내년 매각이 예정돼 있다. 올해 초 투자설명서(IM)을 배포하고 태핑을 시도했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매각일정을 뒤로 미뤘다. 스틱인베스트는 내년까지 쿠프마케팅 매각절차를 모두 완료하고 펀드를 청산할 계획이다.

스틱인베스트는 지난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총 655억원을 투자해 쿠프마케팅을 인수했다. 이후 회사의 실적은 가파르게 개선됐다. 쿠프마케팅의 지난해 매출은 1145억원을 기록하며 인수 직전해(2018년) 대비 65% 수직 상승했다. 해당 포트폴리오에서도 고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IB업계 관계자는 "스틱인베스트가 2014년 조성한 블라인드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은 10% 후반대에 달할 정도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내년 쿠프마케팅 매각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스틱인베스트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