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는 김철진 SK어드밴스드 대표이사 선임 등 내용의 내년도 임원 인사를 7일 발표했다. 박진석 SK어드밴스드 대표는 2년의 임기를 남기고 물러나게 됐다.

박 대표 경우 핀란드 헬싱키 경제 대학교에서 전문 경영인 양성 과정(석사)을 밟은 유학파로, SK가스에서 기업문화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SK어드밴스드 기획지원실장을 거쳐 지난해 3월 최고 경영자(CEO)로 발탁됐다. 

당시 SK어드밴스드 측은 "사업 현황과 전망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나고, 기획지원실장 재임 시 PDHPropane Dehydrgenation, 프로판 탈수호화) 공정의 안정적 운영과 이익 창출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도 회사의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2021년 3분기부터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실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자, 설립 초기부터 몸 담으며 PDH 공정의 안정화와 실적 상승을 이끌었던 김철진 대표를 다시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SK어드밴스드 측은 김 대표 선임 당시에도 박 대표 선임 배경과 같이 설명했다.

김 대표 경우 SK어드밴스드에서 3연임에 성공한 인물이다. SK어드밴스드가 창립된 2014년 12월 임시 주주 총회에서 이재훈 초대 대표의 뒤를 이어 2대 대표로 선임, 2015년부터 1년 조금 넘게 근무하다 사임했다. 이후 2017년 3월 정기 주총에서 재선임, 지난해 3월까지 재직하다가 SK케미칼 경영지원본부장으로 가게 되면서 또 한 번 사임했다. SK케미칼에서는 1년 넘게 사장 보좌 직무로 몸 담았다가 퇴임했다.

1966년생으로 올해 만 58세인 김 대표는 서울대 화학공학과에서 석사 학위까지 받고, 이전 CEO로서 SK어드밴스드를 이끌 때 SK가스 연구소장과 가스화학사업실장, G-CUBE 본부장을 겸직한 만큼 생산 현장에 밝은 경영자로 분석되고 있다. SK어드밴스드 대표가 되기 전에는 공정지원본부장도 거쳤다. 이후 CEO인 동시에 전략기획실장, 디지털이노베이션센터장까지 맡는 등의 이력은 SK어드밴스드의 전략 전반을 직접 챙겨 온 것을 시사한다.

김 대표의 숙제는 경기 침체와 중국발 공급 과잉 등 비우호적 사업 환경 속에서 실적 개선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SK어드밴스드는 올해 3분기까지 8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익은 2018년 991억원을 고점으로 내림세를 이어 가다 지난해 -129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여기에 다운스트림 사업인 폴리프로필렌 생산 법인 울산PP의 지분법 손실도 이어지고 있다. 설립 과정에서도 2019년 9억원, 2020년 24억원에 그쳤던 지분법 손실은 2021년 124억원으로 세 자릿수로 올라섰고 지난해부터는 200억원을 훌쩍 상회 중이다.

저조한 현금 흐름으로 차입 규모가 커지면서, 2021년 말까지만 해도 60% 선이던 부채 비율은 연간 30% 포인트(p) 가량의 상승세를 이어 올해 3분기 말 124.7%로 치솟았다. 최근 신용 등급이 또 한 번 강등되며 자금 조달 여건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