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감산 시도가 효과를 내면서 낸드플래시 가격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12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1월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월 대비 25% 이상 상승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고집스러운 감산 시도가 최근 들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감산 전략을 고집하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4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반등했다"며 "공급 감소는 역설적으로 낸드플래시의 수요를 증가시켜 가격 반등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60 시리즈를 비롯해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이 생산량을 크게 확대하면서 단기간에 수요가 몰린 점도 낸드플래시 가격의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대대적인 감산에 착수했다. 가전, PC 등 전방산업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자연스레 메모리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그동안 누적된 수조원 규모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공급 확대 대신 감산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삼성전자는 128단 이하 낸드플래시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을 지속해왔다. 올해 9월에는 생산량을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쟁사들도 삼성전자의 감산에 동참하면서 쌓인 재고 소진에 나섰다. 

이 같은 감산 효과에 힘입어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 12월 공급이 빠듯해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내년 1분기에도 가격이 큰 폭으로 급등세를 이어갈지는 낸드 제조사들의 감산 전략과 수요 상황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