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이화경 부회장 등 오리온그룹 오너일가가 견고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의 분할 과정에서 이 회사 오너일가가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분율을 63.8%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덕분에 매년 쏠쏠한 배당 수익도 챙겨가고 있다.

오리온그룹은 지주사 오리온홀딩스 중심으로 계열사들이 제과·음료·엔터·바이오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오리온홀딩스의 지분을 살펴보면 오너2세인 이화경 부회장이 32.6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의 남편인 담철곤 회장이 28.73%, 자녀인 담서원 상무와 담경선 오리온재단 이사가 각각 1.22%를 들고 있다. 오너일가 총 지분율이 63.8%에 달한다.

오리온그룹의 핵심은 국내 최상위권의 파이·스낵 등 제과를 생산하는 기업인 오리온이다. 이 회사는 국내에 7개와 중국(4곳, 6개)·베트남(2개)·러시아(2개)·인도(1개)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오리온의 자산 총계는 9월말 기준 총 3조55778억원으로 이중 국내 법인 1조4000억원, 해외 법인 2조9440억원으로 나눠져 있다. 오리온홀딩스가 보유한 오리온의 지분은 37.37%다.

오리온홀딩스는 오리온 외에도 ▲쇼박스(지분 57.47%) ▲오리온제주용암수(94.56%) ▲오리온바이오로직스(60%) 등 국내 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자산 총계는 각각 1451억원, 1151억원, 71억원 규모다.

오리온그룹은 이화경 부회장 등 오너일가→오리온홀딩스→오리온 등 계열사로 이뤄지는 단순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오리온홀딩스 외에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은 오리온(6.39%)과 쇼박스(0.003%)뿐이다. 

사실 오너일가가 견고한 지배력을 갖추게 된 것은 2017년 오리온을 오리온홀딩스(존속 법인)와 오리온(신설 법인)으로 인적 분할하는 과정에서 적잖이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당시 분할 후 이뤄진 오리온의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응하며 지분율을 끌어 올렸던 것이다. 이에 분할 전 오너일가 지분율은 28.45%에 머물렀지만 유상증자 후엔 현재와 같은 63.8%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이렇다 보니 쏠쏠한 배당 수익도 챙기고 있다. 오리온홀딩스는 2022년 결산 배당으로 총 421억원을 썼는데 ▲이화경 부회장 143억원 ▲담철곤 회장 126억원 ▲담서원 상무 및 담경선 이사가 각각 5억3000만원을 받았다. 전년 대비 40% 증가한 수치다. 

다만 지나치게 높은 오리온 의존도는 옥의 티다. 오리온그룹의 매출액 대부분이 오리온으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이다. 올 3분기만봐도 오리온홀딩스 총 매출액 2조1784억원 가운데 오리온이 차지하는 비중은 98.4%(2조1440억원)에 달했다.

반면 적자 계열사 탓에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에는 적잖은 격차가 발생한다. 오리온의 영업이익은 3520억원, 순이익은 2709억원이지만 오리온홀딩스는 각각 1823억원, 1288억원에 머물렀다. 자회사인 쇼박스가 221억원의 영업손실과 173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제주용암수와 오리온바이오로직스도 23억원과 3억원의 순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오리온홀딩스 관계자는 "쇼박스는 지속적으로 체질개선을 진행 중이며, 종합 컨텐츠 제작사로 거듭나게 되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제주용암수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어로직스는 초기단계다 보니 다른 스타트업 제약사들처럼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