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국내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쿠팡의 택배사업 확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CJ대한통운의 반격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알리의 성장세는 이들의 국내 배송을 도맡고 있는 CJ대한통운의 택배시장 점유율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CJ대한통운의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는 매출액 12조3150억원, 영업이익 5225억원으로 전년 대비(증권사 전망치) 각각 4.8%, 12.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후발주자인 쿠팡에게 택배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후한 평가가 나온 셈이다. 

쿠팡은 2021년 국토교통부로부터 택배사업자를 취득하면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출범, 본격적인 택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로켓배송(당일 혹은 익일에 배송되는 서비스)과 오픈마켓 판매자에게 로켓배송과 동일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켓그로스 서비스를 선보이며 빠르게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쿠팡의 경우 관련 자료 등이 외부의 공개되어 있지 않아 정확한 물량을 알긴 어렵지만 시장에서는 롯데, 한진택배를 제치고 업계 2위 수준(한국통합물류협회 기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시장 점유율도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CJ대한통운의 시장 점유율은 2020년 50.1% 수준이었지만 2021년 48.3%로 감소하더니 2022년에는 45.7%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도 3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44.1%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3월 CJ대한통운이 알리와 국내 배송 독점 계약을 맺으면서 점유율을 되찾아 올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알리는 저가의 중국산 제품을 배송함에도 5~7 영업일 이내에 배송함으로써 국내 이커머스 시장 내에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알리의 성장세는 CJ대한통운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CJ대한통운의 알리익스프레스 물량은 지난해 1분기 346만박스에서 4분기 1200만박스 수준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전년 대비 60~80%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알리는 국내 물류센터 설립을 고려하고 있는 등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이는 국내 배송을 도맡고 있는 CJ대한통운에게 가장 직접적인 수혜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이 풀필먼트 서비스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올해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풀필먼트는 물류 전문업체가 물건을 판매하려는 업체들의 위탁을 받아 배송과 보관, 포장, 배송, 재고관리, 교환·환불 서비스 등의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를 말한다. 네이버와의 도착보장서비스 및 일요배송 서비스도 이 같은 풀필먼트 서비스의 일환이다.

국내 풀필먼트 시장은 쿠팡과 CJ대한통운이 주도하고 있으며 CJ대한통운 15만평 수준의 풀필먼트 설비 면적을 24만평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최근 택배시장 점유율이 낮아진 것은 (쿠팡의 성장세도 있지만) 수익성이 낮은 고객사들을 정리하는 수익성 정상화 과정의 일환으로 이해해 달라"며 "올해는 안정된 수익성을 기반으로 외형확장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