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고객 맞춤형 메모리 솔루션 플랫폼을 개발하고 반도체 공장 증설에 나선다. 이를 통해 아직은 초기인 AI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3년 내로 시가총액 200조원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CES 2024 개막 전날인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AI의 원동력 메모리반도체(Memory, The Power of AI)'를 주제로 미디어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참석해 회사의 미래 전략과 비전 등을 공유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현재 SK하이닉스는 AI용 고성능 고대역폭 메모리(HBM) D램 제품인 HBM3와 HBM3E를 비롯해 모바일 제품용 메모리인 LPDDR5T등 고부가 가치 제품을 생산 및 공급하고 있다. 특히 HBM 부문에서는 5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는 AGI, 데이터센터, 모바일, PC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메모리 센트릭 AI 시대'(Memory Centric AI Everywhere)를 선도하고 있다"며 "앞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이 보편화되면서 메모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AI 시스템 발전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제품 디자인과 개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곽 사장의 설명이다. 지금까지는 한 개의 제품을 여러 고객사에 납품하는 구조였지만, 최근에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메모리 성능이 갈수록 다변화되고 있다. 여러 기업들이 각자의 제품에 AI를 탑재하고 있어 필요한 기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고객사는 용량과 전력효율을 중요시하는 반면, 또 다른 고객사는 대역폭과 정보처리 기능을 선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고객맞춤형 메모리 솔루션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곽 사장은 "회사의 AI 메모리 기술력과 R&D 역량을 각 고객들의 니즈와 최적으로 융합하기 위한 플랫폼"이라며 "당사가 이와 같은 플랫폼을 제공하면 고객사는 제품에 훨씬 최적화된 AI를 탑재할 수 있고, 제품 구매자 역시 높은 성능의 AI를 체험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 경기도 용인에 소재한 415만 제곱미터 규모 부지에 신규 메모리 생산기지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며 120조 원 이상의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며 "2027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며 점차 증가하는 AI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고객들의 수요를 넘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AI 시대에 세계 최고 메모리를 적기에 공급하면 3년 내에 시총 200조원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